통신시장의 양대축인 KT와 SK텔레콤이 올해부터 매출 위주의 외형 성장이 아닌 수익성 제고로 경영 목표를 전환하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2000년을 정점으로 초고속인터넷 보급이 둔화되면서 유선통신시장의 매출은 답보상태를 보여왔으나 같은 기간 최대 두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였던 이통업체들까지 수익성 목표로 전환했다는 것은 성장 동력 발굴이 지지부진하고 자칫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각 실·본부장급 임원진들에게 올해 각 부문별 완수해야할 실적 목표를 매출 기준이 아닌 영업이익 및 순익 기준으로 바꿔 작성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KT 기획조정실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각 실·본부별 성과와 임원 평가를 매출이나 가입자 기준 등이 아닌 수익성으로 전환하기로 했다”면서 “일부 독립체산제를 접목한 형태로 수익성에 대한 실적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방침은 광고 및 판매수수료 등 영업비용 지출이 비교적 많은 비즈니스마켓(영업)본부와 마케팅본부, 각 지역 본부의 영업활동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번호이동성제 과정에서 PCS 재판매를 통해 약 70만명의 순증가입자를 확보한 KT는 올해 가입자 목표를 30만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의 수익성 제고 행보도 눈에 띈다. SK텔레콤 역시 올해 각 부문별 비용 통제를 강화하는 대신, 각 서비스당 매출을 개선하는 전략 마련에 집중키로 했다. 이를 위해 SKT는 가입자들의 월평균통화량(MOU)를 높일 수 있는 영상·음악·게임 부가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위성DMB서비스와 연계해 가입자당매출(ARPU)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현대증권 이시훈 연구원은 “지난해 번호이동에 대한 마케팅 비용은 상반기에 대부분 반영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면서 “새로운 성장모멘텀이 없이는 이통사들의 성장세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고 대신 주주들의 환원 요구만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2004년 실적을 발표한 SK텔레콤은 매출 성장세가 2%에 머물렀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23%나 하락하는 최근 10년간 최악의 성적표를 내놓았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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