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신화를 창조한다](3)김학규 IMC게임즈 사장

 김학규(32) IMC게임즈 대표 겸 프로듀서 처럼 게임 이용자와 개발자 팬 층을 동시에 몰고 다니는 게임개발자도 드물 것이다. 어떤 가수가 좋으면, 그 가수가 만든 다음 앨범의 타이틀곡이 어찌됐든 무조건 사서 가져야만 직성이 풀리는 고정층을 갖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김 사장은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태동기인 90년대 초, 그 시대를 풍미했던 PC통신을 통해 뜻맞는 개발자들을 만나고 본격적으로 게임에 빠져든 이른바 ‘정통코스’를 밟았다. 92년부터 하이텔동호회에서 만나 ‘게임왕국’ 건설을 꿈꾼 동지들이 바로 지금의 소프트맥스 최연규 개발실장, 넥슨 김동건 데브캣실장, 판타그램 이현기 개발실장 등이다.

 “게임을 위해 중학생 부터 느껴오던 갈증을 생각하면, 당시 PC통신은 그야말로 오아시스였습니다. 강호무림에 한다 하는 모든 이들이 다 모였고, 그 안에서 한국의 게임산업은 잉태됐습니다”

 그가 게임다운 완성작을 손에 쥔 것은 PC게임 ‘리크니스’가 처음이다. 소프트맥스와 잠깐동안 연을 맺은 것도 이 게임 덕이다. 이후 만든 ‘라스 더 원더러’라는 작품은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플랫폼의 한계 극복, 캐릭터 구성의 중요성 등 그의 개발 인생에 큰 좌표를 남겨준 게임이 됐다.

 “PC게임을 만들면서도 롤플레잉게임(RPG)을 만들겠다는 꿈은 커졌고, 나중에는 주체할 수 없는 어떤 힘에 끌려 지금이 아니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갖기에 이르렀습니다. 새로운 목표를 향해 모든 걸 던졌지요”

 다니던 학교까지 자퇴하고 손노리와 합쳐 그라비티를 법인화한 것이 98년. 너무 큰 욕심 때문에 첫출발 치고는 양에 차지 않았지만 ‘악튜러스’라는 첫 작품이 만들어졌다. 그는 ‘악튜러스’의 운명을, ‘무에서 유를 창조한 역할까지만’이라고 규정했다.

 “개발자는 개발할때 가장 행복합니다. 뭐 하나 이뤄냈다고, 생각하면 그때 개발자 생명은 끝나지요”

 그는 지난 2003년 설립한 IMC게임즈 대표로서, 차세대 온라인게임의 또 하나 상징이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현재 알파버전인 상태에서 이미 대만, 일본 등에 수출되는 개가를 올렸다.

 “갈등과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개발에만 전념해 큰 승부를 내고 싶습니다”

 회사이름에서 따온 것 처럼 감동(Impress)을 주는 게임으로, 이용자의 마음을 움직이고(Motivate), 그것이 나아가 사람과 게임을, 사람과 사람을 연결(Connect)시키겠다는 그의 개발철학은 ‘그라나도 에스파다’에도 고스란히 담겨있으리라.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