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이 3일 이사회에 두루넷 인수가격으로 약 4710억원대를 최종 제시했으나 가격의 적정성과 인수조건을 두고 경영진과 대주주인 AIG-뉴브리지캐피탈간 이견 차가 커 막판 진통을 겪었다.
이날 2시부터 시작한 하나로텔레콤 이사회는 이날 오후 늦게 결론을 내릴 예정이었지만 대주주 측이 두루넷 인수를 두고 몇 가지 조건을 제시, 밤 늦게까지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이사회가 이어졌다.
◇큰 이견 차=경영진은 당초 입찰가격 4962억 원에 5%를 삭감했다는 점을, 대주주측은 인수 후 1∼2년 후 확실한 수익 보장을 각각 요구했다.
두루넷 가입자 1인당 인수 가격은 최소 36만원(128만명일 경우)에서 최대 52만원(90만명일 경우)이다. 자연스레 인수가격의 적정성 여부가 떠올랐으며 대주주 측은 투자위험(리스크) 만큼의 확실한 조건을 경영진에 요구, 이사회는 이날 밤 늦게까지 진통을 겪었다.
◇향후 전망= 하나로텔레콤은 법원과 2월 4일까지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해 이사회를 통과하면 4일 오전 두루넷 매각주간사인 삼정KPMG 및 두루넷 측과 본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그러나, 이사회 연기를 결의할 경우 법원의 재승인을 얻어야 하며 최악의 경우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나로텔레콤은 두루넷 지분의 92.71%를 확보하고, 인수금액의 52.6%를 신주인수형식으로, 나머지 47.4%는 회사채 인수 방식으로 인수할 예정이었다. 또 인수대금의 5%를 추가로 법원에 납부하게 되며 두루넷 측이 관계인집회를 열고 법원의 승인 절차를 밟아 인수합병 과정이 마무리된다.
◇인수가격, 시너지 여부가 관건= 하나로텔레콤이 ‘가치에 비해 비싸다’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두루넷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은 당장 초고속인터넷 시장 안정화뿐만 아니라 신규 시장 돌파에 ‘안전핀’으로 구실 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128만 명의 가입자는 초고속인터넷 시장 안정화뿐만 아니라 시내·외 전화, 국제전화 등 기존 전화사업 점유율 확대의 지렛대가 되는 한편, 와이브로·IPTV 등 신규사업 추진의 주요 토대가 된다.
경영진이 제시한 가격이 비싼 가격인지 적정 가격인지는 초고속인터넷 시장보다는 기존 유선전화사업과의 시너지, 앞으로 시도할 TPS 등 융합상품의 성패 여부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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