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휴대폰 사업자들이 선불 휴대폰 서비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에 따르면 NTT도코모와 보다폰 재팬 등 일본의 주요 이동전화 사업자들은 선불 휴대폰 서비스가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빈발함에 따라 고심하고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일본에서의 보다폰 선불 서비스 판매는 떨어지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일본에서 선불 서비스의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사업 중단까지 검토=일본 최대 휴대폰 서비스 사업자인 NTT도코모는 소규모 선불 서비스 사업의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비스 요금을 미리 지불하고 이용하는 선불 휴대폰 서비스가 미국과 유럽 및 몇몇 아시아 국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선불 휴대폰의 사용과 관련된 범죄가 늘어나 서비스의 이미지를 오염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사업자 인수를 통해 2001년 시장에 진입한 보다폰은 ‘엔조르노’라는 이름의 선불 전화기 제품을 선보인 이래 선불전화 서비스의 이미지 제고에 힘쓰고 있다. 이 제품은 아이들이 휴대폰을 사용해 부모와 연락하거나 길을 잃었을 때 집으로 가는 길을 찾는 모습을 담은 TV 광고를 보여준다.
특히 보다폰은 선불 전화를 구입하는 사람들에 대한 신원 확인을 강화하고 있다. 구입 시점에 한 번 확인한 후 다시 회사 데이터베이스에서 확인한다. 보다폰은 현재 모든 선불 가입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는데 고객이 신원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서비스를 중지할 계획이다.
하지만 니콜슨 대변인은 “어떤 이들은 월 이용료 청구서를 원하지 않거나 수년간 묶이는 것을 싫어할지도 모른다”며 “(선불 서비스는) 또다른 지불 옵션의 하나”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본의 선불 서비스 이용자수 타국 비해 적어=세계 최대의 휴대폰 서비스 사업자인 보다폰 그룹의 경우 영국 고객의 60%, 일본 고객(1500만명)의 약 11%가 선불 서비스를 사용한다.
미국에서는 전체 1억7500만 휴대폰 사용자 중 12.6%인 2200만명이 선불 서비스를 이용한다. 그러나 일본의 전체 휴대폰 사용자 8500만명 중 3.3%인 280만명만이 선불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처럼 일본에서 선불 휴대폰 서비스 이용자의 비중이 적은 이유는 일본 정부가 외국인과 불법 노동자 및 임시 체류자들에 대해 걱정한 나머지 이같은 선불 휴대폰 서비스에 반대해온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사실 선불 휴대폰 서비스는 장기 계약과 비교할 때 재정 상황이나 주소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선불 휴대폰이 제공하는 익명성이 범죄의 도구로 사용되면서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다. 휴대폰 사기에 중장년층 일본인들이 속아 사기꾼들의 은행 계좌에 돈을 입금하는 일이 빈발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치가들은 범죄 증가를 우려하고 있으며 선불 서비스를 금지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해 왔다.
이와 관련 일본 의회는 선불 전화의 오용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다. 한 관계자는 “선불 휴대전화는 범죄를 저지르는데 사용되고 있다”며 “사업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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