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라디오 방송국인 니혼방송(NBS)을 둘러싼 후지TV와 신흥 인터넷기업 라이브도어의 인수전이 전면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라이브도어가 NBS의 주식을 대량 매집, 최대주주로 부상하며 위기에 몰린 후지TV가 신주예약권 배정 방식의 대규모 증자에 나선 NBS의 주식을 인수,자회사화하는 방식으로 맞대응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라이브도어는 NBS의 신주예약권 할당을 ‘후지TV 를 제외한 일반 주주들에게 커다란 손해를 끼치는 행위’로 규정하고 발행금지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기하기로 하는 등 양측의 NBS 쟁탈전은 양보없는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NBS와 후지TV는 23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NBS가 후지TV에 대해 제3자 배정방식으로 ‘신주예약권’을 발행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NBS 측은 후지TV의 신주 예약권 행사에 대한 판단을 오는 6월 하순까지 유보하도록 해 사실상 후지TV가 라이브도어측의 대응 조치를 지켜보며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번에 발행되는 신주예약권은 총 4720만주로 후지TV가 이 예약권을 전부 행사할 경우 NBS의 발행 주식수는 최대 2.4배 까지 늘어나게 된다. 또 후지TV가 현재 실시 중인 장외시장에서의 주식공개매수(TOB)를 통해 예정대로 30% 이상의 주식을 확보하면 NBS에 대한 지분이 71%에 달해 완전 자회사가 된다.
이럴 경우 현재 NBS의 지분 40.5%를 확보해 최대주주인 라이브도어의 지분은 16.6%로 떨어진다. 또 라이브도어가 앞으로 NBS의 지분을 계속 매집, 지분을 51%까지 늘리더라도 후지TV가 신주예약권을 모두 행사하면 지분은 20.9%로 떨어져 NBS 인수는 사실상 물건너가게 된다.
NBS가 이번에 내놓은 신주예약권 할당은 미국 증시에서는 이른바 ’독약 처방’(포이즌 필·Poison Pill)이라고 불린다.
이번 NBS의 신주예약권 발행에 대해 일본의 M&A 전문가들은 “법적인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이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 사장은 “기본적으로 NBS 경영진이 결정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동경지방재판소에 신주예약권 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