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신화를 창조한다](5)김남주 웹젠 사장

개발자 3명이 의기투합해 게임 회사의 단초를 만든게 지난 2000년. 5년이 지난 지금, 이 회사는 나스닥과 코스닥에 나란히 주식을 상장한 세계적인 온라인게임업체로 성장했다. 이회사가 바로 웹젠이고 그 3명 가운데 한사람이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개발자 모델로 꼽히는 김남주(34) 사장이다.

 김 사장은 기술적 의욕보다는 여느 마니아들처럼 ‘램즈’ ‘페르시안왕자’ 등 세계적인 게임에 몰두하면서 청년기 초입에 들어섰다.

 “교육기관도 없고, 그렇다고 게임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줄 사람도 없이 거의 PC와 오락실에서의 ‘독학’이 전부였습니다. 열정 만큼은 차고 넘쳐서 이후 사업 에너지는 모두 그때 얻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도 개발자에 대한 배려와 좋은 개발 환경을 최우선으로 하는 웹젠의 경영기초는 이미 이때 싹튼 것이다. 스튜디오 형태의 8개 개발팀을 운영하면서 이들에게 최상의 조건을 만들어 주기 위한 김 사장의 노력은 그 스스로가 몸으로 익힌 습관이 됐다.

 “올해가 웹젠에 가장 중요한 전환기가 될 것입니다. 재창업하는 만큼의 중요성을 가진 도전적 사건이 줄줄이 터질 것입니다”

 그도그럴 것이 웹젠은 올해를 기점으로 무려 6개의 신작을 줄줄이 내놓을 예정이다. ‘뮤’로 지탱해온 3년여의 시간이 김 사장에게는 결국 영광과 진통이 겹친 시기였던 셈이다. ‘뮤’가 나스닥 진출의 바탕이 된 것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얼마나 더 우려 먹으려나’는 질타 또한 속절없이 받아들여야 했다.

 “신작에 관철될 원칙이 바로 ‘3D는 웹젠이 최고여야 한다’는 점 입니다. 개발작을 품평, 독려하면서도 이 원칙을 가장 강조합니다. ‘뮤’가 최초 3D 온라인게임으로서 인기를 끌수 있었던 그래픽 구현 만큼은 개발철학으로 차기작에도 고스란히 전승될 것입니다”

 이런 게임 완성도에 대한 고집 때문에 차기작 ‘썬(SUN)’의 음악은 ‘반지의 제왕’의 음악감독 하워드 쇼에게 맡겼다. 또 ‘헉슬리’는 개발자의 요청에 따라, ‘언리얼3’ 엔진을 도입해 만들어지고 있다. 개발비로 투입되는 것은 한 푼도 헛되지 않다는게 그의 굳은 믿음이다. 최근 ‘APB’(현상수배)의 세계적 거장 데이비드 존스와 계약을 맺은 것에도 김 사장의 개발자적 야심이 작용했다.

 “존스와 함께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은 우리에게 크나큰 동기부여가 될 것입니다. 개발자 개인의 역량이 커지는 것은 물론 회사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웹젠이 제2의 창업에 나선 것과 마찬가지로 김남주 사장이 원정을 떠난 ‘미래 10년’에 자못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