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미사노 CEO 취임 3년…IBM 어떻게 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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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사노는 IBM을 어떻게 변화시켰나`

 샘 팔미사노(53)가 IBM의 CEO가 된 지 3년이 지났다. 그가 지난 2002년 3월 루이스 거스너 전 CEO에게서 바통을 이어받았을 때 IBM은 다시 한 번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었다. 94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온 매출과 순이익이 2001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IBM은 2000년 매출액 851억달러, 순이익 81억달러를 기록했으나 2001년에는 매출액 831억달러, 순이익 77억달러로 줄어들었다. 특히 팔미사노 CEO의 취임 첫 해인 2002년에는 매출액 812억달러, 순이익 36억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이 전년도의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2003년에는 다시 매출액 891억달러, 순이익 76억달러로 상승세로 반전했다.

 ◇HW기업에서 IT서비스 기업으로=팔미사노가 일으킨 가장 큰 변화는 2002년 10월말 ‘e비즈니스 온 디맨드(e-Business On Demand)’라는 새로운 경영 전략을 발표한 것이다. 이는 거스너 전 CEO가 강력히 추진했던 IT서비스 기업화 전략을 확대 발전시킨 것으로 고객이 요구하는 제품과 솔루션 및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IBM은 당시 ‘e비즈니스 온 디맨드’의 확산을 위해 100억달러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관련 기술 및 노하우 확보를 위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컨설팅 사업 부문을 35억달러에, 래셔널 소프트웨어를 21억달러에 각각 인수했다.

 그는 “오늘날과 같은 네트워킹 시대에 기업이 성공하려면 내부 프로세스와 애플리케이션 및 직원, 그리고 공급업체, 유통업체 및 고객 등 모든 요소를 네트워크로 통합해야 한다”며 “IBM은 모든 기술력을 동원해 고객들이 ‘온 디맨드’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CEO가 되기 전 IBM 글로벌 서비스를 이끌면서 IBM이 HW기업에서 서비스 기업으로 변모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현재 IBM 글로벌 서비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IT서비스 조직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 IBM의 서버 제품군을 e서버 브랜드로 통합하는 작업을 이끄는 한편 리눅스를 IBM의 핵심전략으로 도입해 제품과 솔루션의 경쟁력을 높여왔다.

 이밖에도 그는 하드드라이브 사업 부문을 히타치에 매각하고 지난해에는 PC사업 부문을 중국의 레노보에 매각하는 등 과감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 37억달러를 들여 공장 운영을 외부 업체에 아웃소싱했다. 이와 함께 리눅스 사업에 대한 투자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과감한 경영 스타일=팔미사노 CEO의 취임 당시 그가 루이스 거스너 전 CEO에에 버금가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지 우려하는 이들도 더러 있었으나 그는 공격적이고 과감한 경영 스타일로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그러나 그는 서버 비즈니스 부문 책임자로 임명된 1999년에도 서버 가격을 무려 70%나 인하해 경쟁사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HP를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에 앞서 93년에는 HW에서 IT서비스로 사업으로 중심축을 옮기는 문제에 대해 다수의 경영진들이 판단을 주저하자 ‘IBM의 미래는 IT 서비스에 달려 있다’며 경영진을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973년 IBM에 입사해 30여년 동안 IBM에 몸담은 골수 IBM맨. IBM이라는 사명이 처음 사용된 1911년 이후 8번째 CEO다. 그는 지난 2003년 1월부터 회장직도 겸하고 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가 지난해 11월 PwC와 함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팔미사노 CEO는 ‘가장 존경받는 경제인’ 16위에 올라 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