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대리점 변신-더 크게‥더 재밌게‥더 편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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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대리점이 변화한다. 시장 고도성장기에 자영업자들의 이동통신 대리점 중심으로 자리매김한 유통체제가 통신시장의 성장정체기를 맞아 균열이 생기고 있다. 더구나 통신대기업들의 대리점 전략 전환으로 자영업 기반 대리점들의 이중고가 커졌다. 통신사업자들은 시장 변화에 따른 유통구조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어서 적잖은 갈등이 예상된다.

 ◇대리점 변화 움직임 가속=LG텔레콤은 17일 엔터테인먼트 체험공간을 표방하는 ‘폰앤펀(Phone & fun)’을 선보였다. 지금까지 대리점이 단말기를 매대에 늘어놓고 가입을 받는 형태였다면 폰앤펀은 이를 각종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체험공간으로 변모시켰다. 대리점이 휴대폰뿐만 아니라 DMB, MP3폰을 파는 콘텐츠 매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전략이 도입됐다. 대리점 직원 대신 모바일 자키가 손님을 맞고 음악CD, 비디오DVD, 게임CD도 함께 판매한다. 이에 앞서 KTF는 디자인개념을 접목하고 유명 브랜드 커피를 제공, 고객의 휴식공간으로 끌어올린 직영 대리점(CS직영점)을 선보였다. 기존 대리점망이 가장 잘 갖춰진 것으로 알려진 SK텔레콤도 성장침체기를 맞아 대형점 중심의 체제 개편을 모색하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유통구조는 성장정체기에 너무나 비효율적이며 멀티미디어 서비스 판매에 적합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동전화 유통 자영업자에서 대기업으로=이 과정에서 휴대폰 유통이 자영업자 중심에서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LGT는 평당 200만∼300만원의 투자가 들어가는 폰앤펀을 올해 110개, 2007년까지 38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모두 회사 직영점에만 한정하기 때문에 자영업자가 계약한 대리점은 경쟁 열위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LG텔레콤은 이미 뱅크온을 통해 직접 소매에 나서면서 기존 자영업자 중심의 대리점 체제를 전환시켜 왔다. 직영점, 대형점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은 SK텔레콤과 KTF도 마찬가지. KT재판매 역시 판매점들을 직접 대리점으로 확보하면서 유통에 직접 나섰다. SK텔레콤 대리점 경영자연합회는 대형 대리점 중심의 리베이트 정책과 SK네트웍스의 직영대리점 진입에 항의, 본사 측과 대립하고 있다. 강기석 연합회장은 “전국 1600개 대리점 중 80%가 수지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며 “△대형점 위주 리베이트 지급 △가입비 철폐 △SK네트웍스 직영점 철폐 △고사대리점 지원제도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대리점은 20∼30개로 기존 대리점 매장의 상권을 침해하지 않으며 단말기 판매량도 전체의 5%(작년엔 4%)에 불과하다”면서도 “대량 판매점 인센티브 추가 지급은 경쟁활성화를 위해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형 대리점 위주로 재편하겠다는 뜻이다.

 ◇유통 새질서 자리잡아야=이통업계는 이 같은 현상이 환경변화에 따른 당연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대리점이 도매점 역할을 하면서 판매점을 통해 가입자 모집, 단말기 판매를 하는 현재 구조는 짧은 기간에 많은 가입자를 끌어들이는 데는 유리하지만 현재 시장변화에는 적합지 않다”며 “과열경쟁이나 불법 행위를 양산하는 구조에서 소매중심 직접 유통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대형 유통업체가 이통사와 거래하는 효율적인 유통구조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 이통 대리점 업주는 “가입유치 고객의 통화료 일부를 받는 관리수수료 지급기간도 끝나가고 있어 대리점이 줄줄이 망할 수도 있다”며 “경제 안정을 위해 연착륙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제안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