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 공유(P2P)사이트의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가름할 미국 최고법원의 심리가 29일로 예정된 가운데 소비자단체들과 엔터테인먼트 업계간에 장외 공방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C넷 등 외신이 보도했다.
미국 소비자연맹은 22일(현지시각) 법원에 제출할 80페이지 가량의 보고서를 내놓고 ‘P2P기술이 소비자들에게 아주 이롭다”며 P2P에 대한 단속이 기술혁신을 저해한다는 당초 입장을 재확인했다.
마크 쿠퍼 미국소비자연맹(Consumer Federation of America) 조사국장은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이번 소송을 프라이버시 침해와 절도 문제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P2P는 진보와 표현의 자유에 관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음반제작자협회(NMPA)의 데이비드 이스라엘리트 회장은 22일 법원에 최종 소명서를 제출하는 자리에서 “이번 소송의 대상인 글록스터와 스트림캐스트 등 P2P사이트는 혁신자가 아니다”라고 폄하하면서 “이들 회사들은 소비자들에게 법률을 위반하도록 하는 기술을 제공할 뿐만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수익성을 위협하는 존재”라고 비난했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지난 84년 소니 베타맥스 등 VCR 제조업체들이 사용자의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는 대법원의 판례를 적용할 수 있느냐 여부다. 이 판결은 저작권 보유자와 기술 혁신자의 상호 경쟁적 권리관계에서 균형을 잡아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현재 음반회사들과 영화사들은 작곡가 등 창작자들과 연대해 20년전 내려진 VCR의 판례를 디지털 시대에 맞게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MGM대 글록스터, 할리우드 대 인터넷 해적행위에 대한 대결로 불려지고 있는 이번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미국 사회가 보수대 혁신, 엔터테인먼트업계와 하이테크기술 회사로 나뉘어 사활을 건 로비전을 벌이고 있다.
전미 주주 및 소비자 변호사 협회와 전미 벤처투자협회,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인텔, 버라이존, 애플 등 IT관련 단체와 기업들은 글록스터와 스트림캐스트를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할리우드와 음반사를 대표하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진영에는 프로스포츠리그와 39개주 법무장관, 미국 정부, 냅스터, 음반 제작자, 작곡가들이 참여해 콘텐츠 진영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 대법원은 오는 6월쯤 P2P에관한 법률적인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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