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SW산업 육성 전략

올해 들어 그 어느 때보다 국산 SW산업 육성과 SW업계의 글로벌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때 맞춰 정보통신부도 올해를 SW산업 육성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하며 국산 SW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을 태세다. 또 한국을 대표하는 SW업체들도 지난 수년 간의 국내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진출 전략을 가다듬으면서 본격적인 세계 도약을 위한 원대한 꿈을 그리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SW시장 규모는 전세계 SW시장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내수시장에서 국산 SW의 점유율은 18.4% 정도이고, 글로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5%에 못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이 국산 SW에 대한 위기의식이 점차 커지면서 경쟁력 확보와 글로벌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과 정책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고민이 요구되고 있다.

 SW산업 육성의 목표는 단연 ‘글로벌화’다. SW는 그 속성상 글로벌 오픈마켓이 대상이다. 이는 국경이 결코 SW기업의 보호장벽이 될 수 없으며 오로지 철저한 기술경쟁력으로 세계 유수의 SW기업과 승부를 걸어야 하는 냉엄한 현실을 의미한다. 동시에 참신한 콘텐츠와 탄탄한 기술력만 있다면 이를 무기로 세계로 뻗어나가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히 열려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후자를 위해서는 중소 규모의 SW기업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의 현실상 정부의 집중적인 정책적 뒷받침이 요구된다. 이는 조건적·나열적 지원이 아닌 실질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어야 한다. 그 선택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신기술이 체화돼 현실적·잠재적 시장성장성이 큰 제품을 중심으로, 집중은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부문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국산 SW는 세계무대에서도 통하는 상당한 기술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콘텐츠의 참신성과 독창적인 기술력에 대해서는 일본과 유럽시장에서 극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 외국 제품에 밀리는 것은 시장 확보를 위한 선택과 집중의 문제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기술개발 자금과 시장 확보를 위한 정부의 정책도 결국은 충분히 경쟁력 있는 기업에 집중돼야 한다. 이를 위해 품질인증과 신기술인증 등 기술 및 품질 검증 시스템을 더욱 강화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발굴된 가능성 있는 기업에 한해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

 SW산업의 글로벌화도 우선 국내 SW시장 환경개선을 출발점으로 하여 전략적 정책이 일사분란하게 수행돼야 한다. 국내 SW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수시장에서 국산SW 수요가 창출돼야 한다. 그래야 기술력을 갖춘 국내 SW기업이 내실을 다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정부가 옥석이 가려진 기업에 대해 연구개발뿐 아니라 마케팅에도 적극 지원해야겠지만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기술혁신적 국산 SW제품의 수요창출을 유도해 차츰 민간기업 등으로도 수요가 확대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또 SW구매에 있어 전근대적 관행을 버리고 분리구매 즉, 하드웨어·SW 및 용역을 분리 발주하도록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 현재 독립된 상품으로서의 SW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한 형편이다. SW를 단순히 서비스웨어라고 인식하는 잘못된 관행으로 인해 중소 SW기업이 대형 SI업체의 용역을 맡는 데 있어 불공정 논란이 제기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우리나라가 미래의 경제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SW산업 육성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업의 능력만으로는 세계적인 SW기업이 육성되지는 않는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사를 비롯한 세계 유수 SW업체의 성장 스토리를 보아도 자명하다. 우리 철강산업의 세계적 경쟁력이 포스코에 의해서 대표되고 조선부문에서는 현대·삼성·STX로 대표되는 것처럼, SW산업에서도 10대 글로벌 SW기업이 분야별로 나와서 세계 SW산업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 SW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입각한, 현명하고 구체적인 정부의 정책 실행을 기대해 본다.

◆송혜자(여성벤처협회장·우암닷컴 사장) songhj@woo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