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학간 국제 컴대회서 `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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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과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미국의 경쟁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 대학간 컴퓨터 프로그래밍 대회에서 미국 대학이 17위로 추락, 미 하이테크업계와 대학에 충격을 던져 주고 있다.

C넷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일리노이대학은 IBM이 후원하고 미 컴퓨터학회(ACM: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가 주최한 대학생간 국제 프로그래밍 올림픽인 ‘2005 국제대학 프로그래밍 콘테스트(ICPC: International Collegiate Programming Contest)’에서 17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미국의 이같은 성적은 지난 1977년 첫 대회가 시작된 이래 29년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이 대회 영예의 1등은 상하이자오퉁대학(상해교통대학)이 차지했으며 러시아의 모스크바주립대학과 페테르스부르그공대가 각각 2, 3위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연세대가 중국의 칭화대 등과 공동 13위를, 그리고 서울대가 공동 29위를 기록했다.

참가자들은 5시간안에 총 8개의 주어진 프로그래밍을 푸는 방법으로 실력을 겨루었다. 메달은 12위까지만 돌아가 한국 팀은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전세계 71개국 4100개 단체 중 78개 팀이 최종 라운드에서 격돌한 이번 대회는 미국 대학의 침몰과 대조적으로 아시아와 동유럽 대학 부상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참가자들은 5시간안에 총 8개의 주어진 프로그래밍을 푸는 방법으로 실력을 겨루었다.

미국의 이같은 결과에 대해 ACM 학회장 이자 버클리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데이비즈 패터슨은 “ 미 대학은 97년 1등을 차지한 이후 지난 8년간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다”면서 “미국이 하이테크 분야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증거”라고 우려했다.

미 컴퓨터 관련 산·학 연구모임인 컴퓨터연구학회(CRA:Computing Research Association) 회장이자 조지아공대 컴퓨터공학 교수 짐 폴리도 “이번 결과는 미국의 기술 산업에 적색기를 보내고 있다”면서 “전세계 기술 리더십 경쟁에서 미국이 지도적 위치를 잃고 있다는 CRA의 계속된 경고가 현실화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일련의 미 하이테크 단체 및 지도자들은 전세계 기술 리더십이 실리콘밸리에서 중국·한국·인도 등 아시아 나라로 옮겨가고 있다고 걱정스런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이들은 미국의 교육 문제를 지적하며 “컴퓨터공학에 관심을 갖는 학생 수가 닷컴 붕괴 이후 급격히 줄고 있다”면서 “먼저 초·중등학교의 기술 관심을 높이기 위해 교원 처우 개선과 세금 혜택이 필요하다”는 처방전을 내놓고 있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