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IT 트라이앵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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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인도,러시아 등 3국이 정보기술(IT)과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유라시아 IT 트라이앵글’을 만들기 시작했다.

유라시아대륙의 대국인 세 나라는 디지털경제시대를 맞아 IT소비국에서 IT생산국으로 탈바꿈한다는 전략 아래 최근 상호 약점을 보완하는 IT 협력을 추진하기 시작, IT 강국인 미국에 새로운 위협세력으로 떠올랐다.

세 나라는 경제 성장을 앞세워 연간 소득 7000달러 이상의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만해도 총 4억명에 육박해 3억 8000만명인 유럽연합(EU)을 제치고 미국과 아울러 세계 IT소비시장으로 우뚝 섰다.

중국은 3각 축 형성에 가장 적극적이다.

중국은 12일까지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인도 방문을 계기로 국경 분쟁 이후 40년 넘게 끌어온 불편한 관계를 청산하고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합의하는 ‘델리 선언’을 이끌어내고, 본격적인 경제 협력에 들어갈 계획이다. 양국은 공통 현안인 에너지 문제 해결과 IT산업 육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원자바오 총리는 10일 인도의 IT수도로 불리우는 방갈로르를 방문한 자리에서 “인도의 소프트웨어 기술과 중국의 데스크톱 등 하드웨어 제조업이 결합하면 세계 IT산업을 선도할 수 있으며 우주항공, 바이오 등 첨단 과학부문에도 협력을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양국 협력의 방향은 인도의 첨단 IT 및 과학기술,금융산업과 중국의 IT제조업을 접목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점쳐졌다. 양국 무역 규모는 지난 2년간 140억달러 규모로 커졌지만 첨단기술 협력은 그간 제자리 걸음이다.

중국은 러시아와 IT 협력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할 전망이다.

후진타오 주석은 다음달초 전승 60주년 기념행사 참석에 이어 6월말 또는 7월초에 또다시 러시아를 공식 방문해 러시아의 에너지와 군수물자, 중국의 농산물과 공산품에 그쳤던 경제 교류를 점차 첨단 기술로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다. 러시아는 인도와 마찬가지로 통신망과 첨단 IT 산업 인프라를 갖추기를 원하며, 특히 중국의 경제특구 전략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러시아의 에너지와 원천 기술을 중국의 IT제조업과 합치는 협력이 예상됐다.

인도와 러시아의 협력은 아직 뚜렷하지 않지만 서로 에너지와 첨단 IT 기술을 필요로 해 각각 중국 협력 추이에 맞춰 진전할 것으로 전망됐다.

3국 IT 협력은 상이한 경제 체제와 제도 및 산업 수준에다 중국 위주의 협력 구도에 대한 저항 등의 걸림돌이 남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과 인도의 협력에 대해 “고용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해 인도의 즉각적인 대 중국 투자 확대 가능성은 낮다”라고 전망했다.

그렇지만 3국은 미국의 일방주의 견제라는 공동선 아래 정치·경제 협력에 매진할 것으로 보이며 IT 분야의 경우 상대적으로 협력이 용이한 편이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 관영언론들은 최근 “러시아와 중국, 인도가 힘을 합치면 누구도 거부하기 힘들 것”이라고 3각 체제의 출현을 예상했다.

신화수기자@전자신문, hs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