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베이에서 11,12일 이틀간 열린 인텔개발자포럼(IDF)에서 가장 많이 들은 단어 중 하나가 ‘무어의 법칙’이다. 인텔이 창립되기도 전인 1965년 고든 무어(인텔 창립자)가 한 잡지 기고문에서 실리콘 트랜지스터 집적도의 발전속도를 예측한 것이 계기가 돼 생겨난 가설이다.
인텔은 올해가 무어의 법칙 탄생 40주년이라면서 그 의미를 더욱 강조했다. 그러나 인텔의 메시지를 자세히 들어보면 무어의 법칙은 ‘도전’이다. 좀 더 들어보면 인텔의 ‘정신’이다. 실리콘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 집적도가 2년마다 2배씩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을 사수하기 위해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을 해 온 것이다. 덕분에 자연의 법칙도 아닌 무어의 가설이 자연의 법칙과 같은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IDF 기조 연설자로 나선 아비 탈워커 디지털엔터프라이즈 그룹 부사장은 인텔이 무어의 법칙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기술 혁신을 거듭해 왔는지 설명했다. “인텔에 무어의 법칙은 혼(spirit)이자 가이드라인입니다”라는 그의 말은 이 같은 상황을 웅변해준다.
언제부터인가 일각에서는 무어의 법칙은 물리적 한계로 지켜지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가 계속 나오고 있다. 단일 프로세서에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시키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높은 발열 문제도 자주 거론된다.
그러나 인텔의 대답은 한결 같다. 무어의 법칙을 이어나가기 위해 나노기술, 실리콘레이저 기술 등 다른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 인텔 5년 후까지 프로세서 개발 로드맵도 무어의 법칙을 기준으로 완성돼 있다. 1971년 출시한 4004 프로세서의 트랜지스터 수가 2300개였지만, 올 연말에 나오는 아이테니엄2(몬테치토) 프로세서의 트랜지스터 수는 17억개에 달한다. 인텔은 올해도 무어의 법칙을 사수한 것이다.
“인텔은 20년 후에도 무어의 법칙을 경축할 것입니다.” 인텔 글렌다 도첵 디지털홈 그룹 부사장의 말에는 경축을 넘어서서 정신 무장의 의미도 동시에 들어 있다. 그러한 인텔의 모습에는 기술의 한계는 없어 보였다.
타이베이(대만)=컴퓨터산업부·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