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업계 `소송` 공세

인터넷을 통한 영화 및 음반 파일의 불법교환에 대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파일 공유사이트 사용자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소송공세를 펼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음반산업협회(RIAA)는 차세대 인터넷으로 불리는 ‘인터넷2’를 이용해 불법으로 음악파일을 교환한 대학생들을 제소하기로 했다. RIAA와 공조체계를 형성하고 있는 미국영화산업협회(MPAA)와 국제음반산업협회(IFPI)도 이에 동참하는 등 엔터테인먼트업계가 P2P 근절에 대해 전방위적인 소송 공세를 펼치고 있다.

◇RIAA, 인터넷2 사용자에 첫 소송 = RIAA는 미국내 18개 대학, 405명의 학생들을 불법 복제 혐의로 13일 연방법원에 고소키로 했다고 밝혔다. RIAA는 또 불법 활동의 증거가 발견된 41개주 140개 학교에 대해서도 총장에게 경고서한을 보냈다.

RIAA의 캐리 셔먼 회장은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학생들이 인터넷2의 ‘i2허브’를 이용해 150여만곡을 공유했다”며 “우리는 초고속 네트워크가 무법천지가 되는 것을 가만 두지 않겠다”고 소송의 이유를 밝혔다. 차세대 인터넷으로 불리는 인터넷2는 영화 한편을 단 몇십초만에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엄청난 속도를 제공한다.

AP에 따르면 현재 보급되어 있는 인터넷을 이용할 경우 DVD화질의 영화 ‘매트릭스’를 다운로드 받는데 대략 25시간이 걸리지만 인터넷2에서는 단 30초만에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2는 전세계 인터넷 개발 연구소와 기업, 대학 등 수백만명이 현재 사용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은 접속할 수 없다.

◇MPAA도 동조 움직임=MPAA도 자세한 숫자는 밝히지 않았지만 P2P 사용자들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시켰다. MPAA는 i2허브에 접속해 99.2테라바이트의 영화파일을 교환한 사람들이 707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MPAA의 회장 겸 CEO인 댄 클릭만은 “99테라바이트는 동네 블록버스터 매장에서 보관하고 있는 모든 영화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아직도 사람들이 상업영화를 무료로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IFPI, 처음으로 아시아 대상 소송 =IFPI는 12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및 11개국에 대해 1000여건의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IFPI는 “만연한 음악파일의 불법교환으로 인해 지난 1999년 400억달러에 달하던 매출이 지난해 320억달러로 줄어들었다”며 소송의 이유를 설명했다. IFPI는 인터넷 복사를 제외하더라도 물리적인 음반불법복제로 인한 피해규모만도 4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같은 저작권 침해행위는 음반업계의 영업활동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IFPI의 소송에는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국가들이 대거 포함됐다. IFPI는 일본에서만 40여건의 소송을 제기했는데 일본의 경우, 지난 4년간 30%에 해당하는 18억달러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존 케네디 IFPI 의장은 “대규모 소송으로 일년전부터 불법 다운로드가 감소하기 시작했다”며 “이번 소송이 P2P네트워크에 충격을 줄 것에 대해 의심하지 않고 있다”고 당위성을 부여했다.

한편 FT는 전세계적으로 브로드밴드 인터넷을 사용하는 가구가 1억4000만 가구로 늘었지만 인터넷에서의 불법 음악파일 숫자는 2년전 11억곡에서 최근 8억7000만곡으로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