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들이 중저가 휴대폰 시장공략에 본격 나서면서 후발업체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중견및 중소 휴대폰 업체들은 삼성전자가 이달 들어 사상 처음으로 슬라이드 방식 휴대폰을 출고가격 30만 원대에 내놓자 출혈경쟁에 따른 수익성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가시장 위주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최근 모바일 뱅킹 기능을 내장하지 않은 대신 VGA급 카메라를 장착한 인테나 스타일의 슬라이드폰(모델명 SCH-S350)을 SKT전용으로 출시했다.
애니콜 단말기 중 슬라이드 타입 휴대폰으로는 가장 저렴하며 소비자들은 대리점에서 번호이동을 통해 20만원대에서 구입할 수 있다.
20∼30만원대 슬라이드폰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은 상당히 반기는 분위기다.
한 네티즌은 “70만원이 넘는 휴대폰 시장에서 첨단 기능을 대부분 지원하는 30만원 대 제품은 가격대비 성능에서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가로본능폰, 위성DMB폰 등 60∼80만원 대 가격의 고가 단말기 위주의 마케팅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며 “다만 무시할 수 없는 국내 중저가 수요를 감안해 특별히 30만원대 슬라이드폰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LG전자(대표 김쌍수)도 지난 달 말 SKT KTF LGT 등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 3사에 출고가격 29만7000원의 단말기(370)를 내놓고 시장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LG전자 고위관계자는 “중저가 시장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셀룰러, PCS 단말기를 내놓았다”며 “단순한 시장점유율 경쟁보다는 브랜드 파워 제고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중견 휴대폰 제조사들은 30만원대 슬라이드폰 등장과 관련, 삼성전자가 내수시장 점유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전방위 공세에 나서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면서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들은 30만원 대 슬라이드폰 출시로 인해 중저가 시장점유율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하면서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브랜드 파워을 갖고 있는 대기업들이 고기능의 중저가 휴대폰을 출시할 경우 중소 업체들의 설 땅이 없어질 것”이라며 “국내 휴대폰 제조산업 육성을 위해 상생의 관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