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바다와 같은 P2P 공간에서 무단공유되는 음악을 기술적으로 걸러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그동안 P2P 업체들이 ‘공간만을 제공할 뿐 어떤 파일이 공유되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는 논리로 저작권 침해 방조혐의를 부인해왔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음악인식기술 전문업체인 뮤레카(대표 박민수 http://www.mureka.co.kr)는 P2P 프로그램에 음악인식 모듈을 추가하면 공유되는 음악의 저작권 현황을 파악해 개인 간의 정당한 파일교환은 허용하되 공유가 금지된 파일은 막을 수 있다고 17일 밝혔다.
음악마다 지닌 독특한 유전자를 분석해 기구축된 음악정보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면 저작권 유무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뮤레카 측은 특히, 음악 파일의 일부분만 있으면 유전자를 얻을 수 있으므로 곡 전체를 내려받지 않고도 몇 초 만에 작업이 완료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유 파일에 대한 개입 불가능’이라는 논리를 한결같이 펼쳐온 P2P 업체들이 음악인식기술을 활용한 P2P 저작권 관리방안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거리다.
유전자 분석결과 저작권이 있는 음악일 경우에만 정책에 따라 전송중단이나 과금 등의 조치를 취하면 되기 때문에 ‘선량한 P2P 이용자 보호’라는 명분도 충족하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P2P 서비스에 실제로 이 기술을 적용한 사례가 없어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 기술의 적용을 위해 P2P 업체가 적극 협조할리도 없다.
P2P 업체의 한 관계자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이론일 뿐”이라며 “수많은 동시접속자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음악 하나를 내려받을 때마다 정보를 추출해 데이터베이스 서버로 전송하고 비교하는 작업이 만만치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KTF가 이미 무선망에서의 음악인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유선망에서 음악을 인식하는 기술 자체는 어렵지 않다는 분석도 많아 정부 정책이나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P2P 공간에서의 저작권 관리기술이 빠르게 도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