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신방송업체들의 인수합병(M&A)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1라운드가 동종업계 내의 ‘몸집불리기’였다면 2라운드는 업종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적인 합종연횡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벨사우스,퀘스트(유선통신)와 콕스,차터,케이블비전(케이블TV) 등 후발 통신사업자와 디렉TV,에코스타 등 위성방송사업자가 새 라운드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파이낸셜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테스 쉐퍼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파트너는 “합병은 고립되지 않았으며 새 합병 협상은 사업자 역할까지도 바꿀 것”이라면서 “콘텐츠 제작사 및 배급사, 케이블TV사업자(PP 및 SO),통신사업자간 협상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통신방송업계는 잇따른 인수합병으로 △유선은 버라이즌(MCI)과 SBC(AT&T) 2개사 △이동통신은 싱귤러(AT&T와이어리스),버라이즌와이어리스,스프린트넥스텔 등 3개사 △케이블TV는 컴캐스트와 타임워너케이블(아델피아) 등 2개사로 사실상 독과점 체제를 형성했다.
이들 회사는 합병을 계기로 각종 융합서비스를 앞세워 후발사업자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더욱 벌릴 계획이어서 후발사업자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후발사업자들은 당장 메이저사보다 유리한 인수가격을 제시하거나(케이블비전) 공정경쟁 위반이라며 정부에 탄원서를 내면서(퀘스트) 인수합병을 저지하려 하지만 대세를 뒤집기는 어렵다.
인수합병은 따라서 후발사업자에게도 ‘발등의 떨어진 불’이다. 후발사업자들은 그러나 동종 업계에 합병대상을 찾기 어려워 다른 업종으로 눈을 돌릴 것으로 관측됐다.
메이저 회사들도 다른 업종의 회사를 겨냥한 추가적인 M&A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동종업계를 장악했지만 통신방송 융합 환경에서 새로 등장한 경쟁자를 꺾기 위해서, 또 전화,인터넷,방송 등 이른바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IPTV,휴대이동방송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 몸집을 더욱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컴캐스트와 함께 아델피아를 인수해 케이블업계 지배력을 공고히 한 타임워너케이블의 글랜 브릿 신임 CEO는 “ 위성사업자와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했다”라고 말했다.
신화수기자@전자신문, hs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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