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모토로라·삼성전자 등 글로벌 선두권 2, 3위 업체가 선전한 반면 소닉에릭슨·지멘스 등 4위권 업체는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에드워드 잰더 회장 취임 이후 발빠른 변신을 보이는 모토로라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1위 노키아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3위 삼성전자는 영업이익률을 18%대로 끌어올리면서 프리미엄 마케팅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다만, 노키아의 경우 판매량이 줄기는 했지만 영업이익률을 최고 수준으로 올리면서 관심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1분기 글로벌 휴대폰 시장규모가 1억7000만대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면서 지난해 31.6%를 기록했던 연평균 휴대폰 시장성장률이 올해 한 자릿수에 머물 것이라는 우려를 벌써부터 제기하고 있다.
◇‘모토로라·삼성전자, 미소’=1분기 휴대폰 시장에서는 항공모함에서 쾌속선으로 변신한 모토로라의 실적 향상이 눈길을 끈다. 당초 전통적으로 1분기에 강한 삼성전자와 모토로라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지만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모토로라는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증가한 총 2870만대의 휴대폰을 공급, 3위 삼성전자와의 판매대수 격차를 420만대로 유지했다. 또한 전분기 3430만대 수준이던 노키아와의 격차는 2510만대 수준으로 줄였다.
1분기 2450만대의 휴대폰을 공급한 삼성전자는 판매대수 기준으로 글로벌 2위 자리 탈환에는 실패했으나, 지난 4분기 900만대 가량 뒤졌던 모토로라와의 판매량 격차를 400만대로 좁혔다. 또한 4분기 4%대였던 영업이익률이 무려 4배 가량 증가한 18%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대당판매단가(ASP)도 전분기 172달러에서 182달러로 높이는 데 성공하면서 알짜경영에서 실익을 챙겼다.
우리투자증권 이승혁 연구원은 “모토로라는 지난해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판매량도 늘어나고 있다”며 “RAZR폰 등 전략제품이 유럽시장에서 판매호조를 보인 것이 모토로라가 선전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4위 ‘가뿐’=소니에릭슨·지멘스와 함께 글로벌 4위 자리 싸움을 벌이고 있는 LG전자는 1분기 111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하면서 940만대를 판매한 소니에릭슨을 가볍게 제압했다. 하지만 LG전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률 등 모든 경영지표에서 지난해 4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그 동안의 고공비행을 멈췄다.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사인 노키아의 1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전분기 6610만대에서 5380만대로 줄었다. 시장점유율도 전분기 34%에서 32%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노키아는 영업이익률을 휴대폰 업체 중 가장 높은 19.2%로 끌어올리면서 이익률 1위를 고수해온 전통의 삼성전자를 앞질러 그나마 체면을 유지했다.
◇2분기 소폭 성장할 듯=2분기 휴대폰 시장은 해외 통신사업자들의 재고물량이 해소되면서 1분기 대비 2% 가량 성장한 1억7400만대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모든 휴대폰 업체가 2분기 들어 3세대 UMTS 단말기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WCDMA 사업이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목할 기업으로 1분기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LG전자와 초박형 레이저(RAZR) 휴대폰을 선보일 모토로라를 꼽고 있으며, 오는 6월 WCDMA 단말기 수출에 나설 삼성전자의 저력도 다시 한 번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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