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선인터넷 솔루션 업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 위피(WIPI)다. 위피 의무 탑재화 이후 단말기 보급이 급속히 늘어나고 위피 전용 애플리케이션도 속속 선을 보였다. 활성화를 위한 외적 기반은 탄탄해지는 형국이다.
하지만 정작 콘텐츠 업계에서는 위피가 그리 큰 이슈가 아닌 눈치다. 또 다른 플랫폼이 하나 추가됐다는 것 이외의 의미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개발자들에게는 위피가 상당히 곤란한 존재로까지 인식되고 있는 듯하다. 위피 활성화를 위한 최대 과제가 양질의 콘텐츠 확보라는 점을 고려하면 뭔가 대책이 필요한 대목이다. 무엇보다 시급하게 고려돼야 할 부분이 있다면 바로 개발자들에 대한 지원 문제다.
애플리케이션이나 콘텐츠를 생산하는 개발자들이 아직 위피 플랫폼에 익숙지 않은 것이 콘텐츠 개발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여기 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위피 개발자 단체인 와이드포럼의 김경진 의장은 “위피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모바일 분야의 상당수 개발자가 잦은 플랫폼 변동 때문에 개발 환경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위피 지원 방안은 주로 하드웨어적 방법에 치중해 왔다. 정부는 위피 의무 탑재를 제도화했고, 이통사들은 단말기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이통사들이 위피 콘텐츠 공모전을 열거나 이를 개발하는 업체에 비용을 지원하는 정책도 내놓고 있지만 개발자들에 대한 지원은 전무한 상태다.
참다 못한 개발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지난 2월에는 위피 개발자 단체인 와이드포럼을 결성하기도 했다. 개발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고 교육행사 등을 통해 뭔가 돌파구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비영리 단체다 보니 재원 확보가 녹록지 않은 상태다.
위피 의무 탑재화를 계기로 위피는 이제 막 출발선에 섰다. 초기인 만큼 정부나 관련 업체들의 지원과 육성 전략이 양에 차지 않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브루나 자바 등에 맞서 해외 시장에서 당당히 자리잡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위피 개발자 지원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탄탄한 기반이 다져졌을 때만이 위피의 세계화를 논할 수 있음을 명심할 때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