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시 지하철에서 자주 마주치는 이들과 관심·취미·감정 등을 공유할 수는 없을까. 지하철 안이라는 평면적 공간을 벗어나 인터넷이나 모바일과 같은 또다른 공간적 채널을 통해 이를 확인해 볼 수는 없을까`
미국·유럽에 이어서 우리나라에서도 유비쿼터스컴퓨팅기반의 차세대 커뮤니티 서비스로 ‘로커티브 미디어(Locative Media)’가 주목받을 전망이다.
로커티브 미디어는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미디어 아티스트·도시개발 기획자·사회학자들을 중심으로 시도되는 일종의 포스트모던적인 놀이 문화에서 출발했다. 로커티브 미디어의 특징은 주변의 사람들과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기반 커뮤니티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
지난해 미국 대선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하워드 딘은 ‘밋업(http://www.meetup.com)’이라는 유선기반 오프라인 모임주선 서비스를 통해 ‘하워드 딘을 지지한다’는 공통 관심사를 가진 지역 자원봉사자를 모집, 큰 효과를 거뒀다. 현재 ‘밋업’ 회원은 세계적으로 50여개국 1700여 명에 이른다.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18개국에서 참가할 수 있는 ‘옐로애로우(http://www.YellowArrow.org)’ 프로젝트는 로커티브 미디어의 대중화 가능성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 온라인과 단문메시지(SMS) 퍼포먼스로 된 이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온라인이나 가까운 카페 등에서 노란색 화살표를 구해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장소·사람·사물에 화살표를 부착하면 된다. 이 때 프로젝트 홈페이지에는 각지에서 보내온 노란 화살표가 부착된 장소·사람·사물에 관한 사진이 메시지와 함께 갤러리 형식으로 기록·보관된다.
휴대폰 가입자 3000만 명을 바탕으로 유비쿼터스 시대로 진입하려는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포털업체들이 ‘밋업’이나 ‘예로애로우’보다 한단계 진일보한 지역 기반의 커뮤니티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2 한일월드컵이나 대선을 통해 초기 단계의 ‘로커티브 미디어’의 위력을 확인했다. 즉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형성에 그치지 않고 인터넷이나 모바일 환경을 적극 활용, 현실 공간에서의 만남을 가짐으로써 정치·사회적으로 막강한 파급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조만간 국내에서 로커티브 미디어 서비스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한 포털업체 관계자는 “미니홈피나 블로그와 같은 ‘1인 미디어’의 활성화에 이어 유비쿼터스컴퓨팅 시대에는 로커티브 미디어와 같은 신개념 커뮤니티가 각광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종윤기자@전자신문, j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