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스위치 프로젝트` 주목하라

테라급 라우터, OXC 등 백본급 장비 구매로 통신장비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KT가 이번에는 ‘스위치’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이에 따라, KT의 투자재개를 기대하고 있던 스위치 업체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3일 KT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엔토피아’용 스위치와 IDC 스위치 공급 선정을 위한 RFI를 내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업체 평가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스위치 도입은 차세대 서비스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투자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향후 KT 공급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다.

◇KT 스위치 시장에도 ‘햇살’=KT는 지난달 엔토피아와 IDC용 스위치 구매를 위한 정보제안요청서(RFI)를 접수했다. 이중 엔토피아는 현재 RFP 접수를 진행중이며, 이달 중으로 시험평가테스트(BMT)도 시작할 전망이다.

또, IDC에 들어갈 10기가비트 이더넷용 스위치 장비 구매 절차도 엔토피아 프로젝트보다 1주일 정도 늦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테라급 라우터, OXC 등 코어 장비에 대한 구매를 위한 작업은 지금까지 계속 진행중이지만, 스위치 등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해 코어 밑에 붙는 장비 구매를 진행하기는 이번이 올해 들어 처음이다.

◇본격적인 차세대 서비스 준비=이번 장비 구매는 본격적인 차세대 서비스를 위한 장비 구매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KT는 그동안 1000여 대의 스위치를 구매, 아파트 등 대형 주거단지를 상대로 엔토피아 서비스를 해왔다. 엔토피아는 KT가 ADSL과 VDSL의 차기 버전이다. 아파트 통신실까지 광으로 연결해 아파트 전체를 UTP케이블을 통해 랜처럼 서비스 하는 것으로 VDSL보다 월등한 속도를 제공한다.

KT가 공표한 RFI상으로 이번에 구매하는 스위치는 기존 엔토피아 스위치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장비다. 관련 장비업계 관계자들은 IPTV, 주문형비디오(VoD) 등 트래픽이 늘어날 것에 대비한 스위치라는 설명이다.

실제 장비업체들도 기존 KT 코넷망에 백본에 쓰이던 스위치 장비 스팩을 RFI로 제안했다.

또, IDC용 스위치도 기존에 IDC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가비트 이더넷용에서 10기가비트 급으로 상향 조정됐다.

◇스위치 장비 업체들 사활 건 한판 승부=현재 엔토피아 스위치 프로젝트에는 익스트림, 시스코, 알카텔, LG히다찌 등 4개, IDC용 10기가비트에는 익스트림, 시스코, 파운드리, 포스텐, 쓰리콤 등 5개 업체가 RFI를 제출했다.

향후 KT의 차세대 네트워크에 사용될 스위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에 진출해 있는 대표적인 스위치 장비 업체들이 총 출동한 셈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KT 내부에서도 찬반 양론이 비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장비에 투자가 너무 이른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이번에 도입하는 장비는 차세대 KT망의 핵심이 될 장비인 셈이다.

이와 관련 장비업체 관계자는 “이번에 도입하는 스위치들은 시장 수요보다 한 발 앞서가는 장비들”이라며 “국내에서 가장 큰 시장인 KT 사업의 향후 몇 년을 좌우할 수 있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각오를 다졌다.

최정훈·홍기범기자@전자신문,jhchoi·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