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국의 `짝퉁 유통`에 적극 대응해야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가 갈수록 기승을 부린다고 한다. 한국제품을 모방한 이른바 ‘짝퉁’의 유통이 갈수록 늘어난다니 여간 걱정이 아니다. 중국에서는 한류 열풍 이후 소형자동차와 MP3플레이어에 이어 이제는 휴대폰시장에도 짝퉁 경계령이 내렸다니 그 정도를 짐작할 만하다. 어느 분야든지 짝퉁 제품이 나돈다는 것은 안될 일이다. 더욱이 휴대폰은 우리 수출주력 제품이다. 그런 휴대폰의 짝퉁이 중국시장에서 기승을 부린다면 그로 인한 한국 업체의 손해는 이만 저만한 게 아니다. 비록 짝퉁 제품이 국산 정품에 비해 품질과 기능이 떨어져 시장에서 팔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안이한 판단이다.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시 가장 우선시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기 때문이다. 브랜드 이미지의 훼손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을 가져올 수 있다.

 휴대폰의 경우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팬택, SK텔레텍 등 한국 유명 기업들의 제품 디자인과 유저인터페이스(UI)를 그대로 모방한 중국산 짝퉁이 대량 나돌고 있다니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일이다. 더욱이 올 들어 한국 제품의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삼성전자의 브랜드를 모방한 ‘삼맹(SAMMENG)’이라는 미투 브랜드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본격화하는 시점에 중국 시장을 공략할 주력 제품의 짝퉁까지 나올 정도라고 하니 우리 기업들이 엄청난 경영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짝퉁 제품은 중국 광둥성과 선전 일대에서 대량 생산돼 대도시로 유통되는데 가격이 정품의 절반 수준이어서 저소득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이런 현상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중국에서 짝퉁 제품의 유통은 날로 늘어날 것이다. 수출이 잘돼야 새로운 투자가 가능하고 이를 바탕으로 또 다른 신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데 시장 진출 초창기부터 짝퉁이 나온다면 이런 선순환 구조를 유지하기 어렵다.

 가뜩이나 우리는 내수시장에서도 휴대폰 판매가 감소하는 추세다. 수출이 유가와 원자재값 인상의 여파로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휴대폰 내수까지 감소한다면 상대적으로 휴대폰 수출이 늘어나야 할 텐데 상황은 그렇지 못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이미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는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전세계 대기업들이 중국산 모조품과 지적재산권 침해 등으로 해마다 600억달러 이상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래시 미 상무부 차관보는 지난달 “중국이 지난해 상반기 불법복제 CD 200만개를 수거했고 제조업자들에게 벌금 3000만위안(36억6000만원)을 물렸다고 발표했으나, 현재의 벌금 수준은 불법복제를 막는 데 작은 변화도 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우리도 중국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불법복제가 잇따라 각 분야에서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 동안 우리나라에 대한 지적재산권 침해사례 132건 중 중국의 침해가 32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는 저작권, 상표, 디자인, 특허 등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불법복제된 한국 영화 DVD 등이 중국에서 불티나게 팔리는가 하면 자동차 디자인, 유명상표의 도용 등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특허청은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면 우리는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우선 기업들은 중국 내 특허전문가와 협력해 지재권 침해사례를 취합해 법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현지에 진출할 때도 법제도와 현지투자 등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 특허관리와 기술유출에 각별히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국제지적재산권기구 등 국제기구에 문제를 제기하고 미국 등과 상호 협력해 국내 기업의 지적재산권 보호에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