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MIT` 설립 삐걱

 유럽에 미국의 MIT와 비슷한 하이테크 연구소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난항을 겪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MIT를 모델로 삼아 유럽기술연구소(European Insitute of Technology)를 설립하려는 유럽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의 계획이 학계와 산업계의 센 반대에 부딪혔다고 3일 보도했다.

유럽연구자문위원회(Eurab)는 “마누엘 바로소 유럽집행위원회 위원장이 제안한 세계적 수준의 연구소는 하향식(Top-Down)으로 만들어질 수는 없다”며 “MIT 유럽 버전은 연구와 혁신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원받는 현재의 연구 커뮤니티로부터 성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헬가 나워트니 유럽연구자문위원회 회장은 “만약 정치가들이 그렇게 하기를 원한다면 불가능하지 않겠지만 우리는 그러한 시도가 성공하리라고 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이테크 유럽 연구소 설립 방안은 지난 2월 바로소 위원장이 유럽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수립하면서 제기한 것이다. 현재 유럽 국가들 간에는 이 연구소가 어디에 위치하는 것이 좋은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으나 유럽집행위원회는 연구 자금이 최고의 능력을 갖춘 대학에 지원돼야 하며 25개 EU 회원국에 동등하게 지원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과 스칸디나비아 3국 등 북유럽 국가에 있는 엘리트 연구기관들이 가장 큰 이익을 얻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반대자들은) 하나의 연구기관보다는 네트워크를 찾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유럽의 최고 연구인력을 끌어모아 최고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