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파크가 개발한 캐주얼 야구게임 ‘마구마구’가 대형 게임포털간 배급권 쟁탈전이 가열되면서 공이 어디로 날라갈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같은 관심은 ‘마구마구’가 온라인으로는 처음 선보이는 야구게임인데다, 이미 한빛소프트가 배급권을 갖게된 네오플의 ‘신야구’와 경쟁구도 속에서 선전할 수 있다는 부푼 기대감까지 작용한 때문이다.
우선은 넷마블을 운영하는 CJ인터넷과의 계약 성사에 가장 무게가 실리고 있다. 둘은 전혀 별개의 회사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속으로는 철저한 ‘계산’이 들어가 있다. 애니파크는 지난해 중국 샨다네트워크가 인수한 액토즈소프트가 지분 40%를 가진 대주주다. 그러니 애니파크는 샨다의 손자회사 쯤 되는 셈이다.
게다가 CJ인터넷은 공교롭게도 지난해 중국 최대 포털 시나닷컴과 합작을 통해 현지에 게임포털 ‘아이게임’을 열었고, 현재 시나닷컴은 샨다로부터 최대지분을 인수당하느냐 마느냐는 입장에 처해있다. 그러다 보니 결국, 집안에서 줄다리기와 계약금에 대한 저울질까지 하고 있는 형국이다. 샨다는 손자 회사의 개발작에 대한 이해관계에 직접 간여하면서, 결국은 손아귀에 들어올 시나닷컴의 제휴사에게도 일정한 지분의 손을 들어주는 이중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샨다 입장에선 어차피 자사 재무문제와도 연결될 ‘마구마구’의 배급권을 결정하면서 나스닥에서까지 신경전을 벌였던 A사나 글로벌 게임포털로 커나가고 있는 B사에 이권을 넘겨줄 이유가 없는 셈이다. 결국 문제는 계약금 규모. ‘마구마구’가 아무리 잘된 게임이라 하더라도 한국의 ‘배급 룰’에 샨다의 입김이 작용해선 안된다는 점이다.
혹여 CJ인터넷이 다른 업체가 제시하는 금액보다 형편 없는 헐값에 낙착을 받거나, 반대로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주는 경우 양쪽 모두가 고운 시선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