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클린 문화 캠페인](4)역기능 유형별현황③­모바일 메일

 ‘상대방이 원치 않는 언어·이미지·기술적 수단을 사용해 정신적·심리적 압박을 줌으로써 상대방의 통신환경을 저해하거나 현실공간에서의 피해를 유발하는 폭력행위’.

 경찰청이 내린 ‘사이버 폭력’에 대한 정의다. 이 같은 측면에서 e메일·휴대전화를 통해 시도 때도 없이 전송되는 스팸 메일은 사이버 폭력 중에서도 심각한 범죄 유형에 속한다.

 ◇정부, 스팸과의 전쟁 선포=‘지난 2003년 스팸으로 인한 전세계 사회적 손실 250억달러’라는 수치에서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지난해 초 정통부는 스팸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스팸 차단 솔루션 홍보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연말까지 ‘1일 1인당 평균 스팸 수신량 15통 이하’라는 목표치를 상회하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또 올 3월부터는 수신자의 사전 동의를 거쳐야만 광고 메일을 발송할 수 있는 이른바 ‘옵트인(Opt-in)’ 제도를 060 전화 스팸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그 결과 한국정보보호진흥원에 접수되는 060 스팸 민원이 제도 시행 전 1일 평균 2912건보다 무려 4분의 3 가량 감소한 495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화스팸 줄고, e메일 스팸 늘고=그러나 안심하기는 이르다. 정통부에 따르면 옵트인 시행 이후 060 스팸은 확실히 줄어들었으나 e메일 스팸은 오히려 급증하는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수신자 동의를 의무화한 법적 장치를 피해 e메일로 합법적인(?) 전송을 시도하는 셈이다. 청소년이나 학부모가 인식하는 스팸 메일로 인한 피해도 여전히 적지 않다.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최근 전국 초·중·고등학생과 학부모 총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청소년은 ‘가장 많이 경험한 사이버범죄’에서 1위 바이러스(73%)와 근소한 차이로 스팸 메일(72.2%)을 꼽았다. 응답자들이 모바일 메일(39%)을 별도로 꼽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스팸으로 인한 피해가 가장 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옵트인 확대 시행 요구 높아=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스팸을 차단하려는 노력은 부족하기 그지없는 것이 현실이다.

 청보위 조사에서 청소년과 학부모 응답자 모두 사이버범죄 예방책으로 ‘법적 규제 강화’를 가장 많이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참가했던 한 학부모는 “060전화 메일이 청소년에게도 무차별 전송돼 걱정이 많았지만 정부의 강력한 차단으로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이 다행”이라며 “사전 동의 정책을 점차 e메일로도 확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자들에 대한 홍보 및 계도 활동도 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조사에서 스팸·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학부모, 청소년 모두 50% 수준에 그쳤다. 또 그 이유에 대해 대부분 ‘필요성을 못 느껴서’라고 답해 사용자들의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는 점을 방증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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