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화두가 모바일 컨버전스로 모이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에 접속하여 자유롭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는 무선을 중심으로 모든 정보통신 네트워크가 통합되는 모바일 중심 세상을 의미한다. 따라서 모바일 컨버전스는 미래의 허브인 휴대폰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휴대폰은 1세대 아날로그 시대의 단순한 음성통화에서 2세대 디지털 시대로 들어서면서 데이터 통신을 융합했고 지금은 카메라와 TV·음악과 게임 등 오락, 헬스, 금융 등을 포함한 3세대 멀티미디어 기기로 발전했다. 이제 DMB와 와이브로(WiBro) 등 3.5세대를 거쳐 4세대 모바일 유비쿼터스 시대로 접어들면 휴대폰은 대부분의 디지털 정보를 관장하는 휴대종합정보단말기, 즉 유비쿼터스 단말기로 진화할 것이다.
이러한 휴대폰을 통한 모바일 컨버전스가 그 막중한 사명을 다하려면 인간중심적 기술을 구현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편리하고 윤택한 유비쿼터스 시대에는 인간의 본성과 행위에 가장 유사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며, 모바일 컨버전스 역시 이러한 방향으로 진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하나의 모바일 기기가 최대한 많은 기능을 구현하면서도 사용자에게 편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견 상충하는 듯한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융합기술의 고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단순한 기능적 융합이 아니라 한 차원 더 높은 창조적인 신기술의 융합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 휴대폰은 기능융합과 더불어 인간의 본성과 감정을 충실히 반영하기 위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인간과 기기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 발전이 그것이다. 휴대폰은 이미 복잡한 버튼 입력에서 벗어나 음성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제품이 출시됐고, 휴대폰을 손에 쥐고 문자나 숫자를 허공에 쓰거나 위아래로 흔드는 동작만으로도 휴대폰을 조작하는 수준에까지 도달했다. 감정을 전달하는 센서기술도 선보이고 있고 앞으로 생명공학과 결합하여 입력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아마도 인간의 뇌를 자극하는 방식, 즉 생각만 해도 뇌파가 휴대폰을 조작하는 시대의 도래도 꿈만은 아닐 것이다.
휴대폰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도 역시 획기적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미 이론적으로는 작은 화면의 한계를 벗어나 입체화면으로 크기와 화질을 마음껏 조절할 수 있는 홀로그램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펜티엄급 PC를 능가해 급속도로 발전할 휴대폰의 성능은 스스로 작동하는 지능형 컴퓨팅을 가능케 해 이러한 발전을 뒷받침할 것이다.
이러한 휴먼인터페이스 기술의 발전은 오감만족형, 인간친화적인 디자인 혁신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고도화된 기술의 효용을 극대화하고 인간의 행위 본능과 취향에 가장 가까운 형태를 만들어내는 것은 또 다른 측면의 기술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모바일 컨버전스를 통한 생활의 패턴은 한 차원 높은 기술개발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해간다. 인류의 기술발전사에는 이에 대한 수많은 사례가 있다. 모바일 컨버전스는 이러한 기술발전사의 흐름에 충실해야 한다. 필요한 기능의 융합은 곧 새로운 기술을 낳게 마련이다. 기술의 후퇴나 정지가 아니라 한 단계 높은 기술개발을 통해 효용과 편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다.
모바일 컨버전스는 디지털 기술 발전과 인간중심적 사고가 만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기술발전의 혜택을 더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따뜻한 디지털 세상을 만들고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 창조라는 꿈을 실현해가는 바른 방향일 것이다.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 ktlee@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