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PLC시연 이성안 엑스컴 사장

 “기술 시연성공률이 100%가 되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변압기 통과 전력선통신(PLC)은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 희소기술입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그들이 봐준 거죠.”

 전기선으로 통신을 하는 PLC 기술 보유업체 엑스컴은 두 달 내 미국에 가서 운명의 시연을 한다. 시연 기술은 변압기를 통과하는 PLC 기술. 보통 PLC가 변압기 통과에 실패해 가정 내 통신을 시도하는 데 머무는 것과 비교하면 주목할 만한 기술이다. 시연회가 잘되면 엑스컴은 미국 MCI 관계사인 자이버컴 등 투자사에 기술 독점판매권을 주고 2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게 된다. 구체적인 계약조건은 시연 전 미국에 건너가 합의하기로 했다. 시연회에는 20여개국의 자이버컴 관계사가 참석한다.

 회사 이성안 사장(45)은 “2만 볼트 이상 변압기를 2개 통과하는 전선에 50Mbps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통신기술 시연을 수십 차례 성공했고 성공률도 90% 이상”이라며 자신했다. 하지만 기술을 국내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외국에 들고 나가야 하는데 아쉬움은 없을까. 이 사장은 “아쉽긴 하지만 기술에 대한 실망을 심어온 PLC업체들이 책임질 부분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엑스컴도 고생이 많았다. 매출이라고는 지난 2000년 회사 설립 후 한푼도 올리지 못했다. 작년엔 언론에까지 알리며 시연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실패하는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그러나 “회사 설립초기엔 30% 정도, 몇 년이 지나니 50·90%까지 성공률이 높아졌다. 아직도 노이즈가 발생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하지만 변압기 통과 기술은 단 한 번의 성공만으로도 매력적인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엑스컴이 고생한 데는 ‘별난 이력’도 한몫 했다. 이 사장은 고시원과 온천사업을 경영한 전력이 전부다. 기술 개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조카(연구소장)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용산 전자상가에서 뼈가 굵은 사람이다.

 ‘그럴 듯한’ 배경이라고는 연구실장을 맡은 동생이 삼성전자 출신이라는 정도다. “어떤 자리에선 기술시연에 성공하고도 전문용어로 이론설명을 못해낸다고 비난을 당했죠. 시연 실패라도 하면 사기라는 모욕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 하나만은 제대로입니다. 참 매력적이에요. 7년을 고스란히 바칠 만하죠.”

 이제는 미국은 물론이고 베트남, 중국에서도 조금씩 관심을 갖는 파트너들이 늘어났다. 기술체계화를 위해 대학과 공동연구도 기획하고 있다. 특허도 40개 가량 출원을 준비중이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