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시장이 오랜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켰다.
지난 97, 98년 전성기 이후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콜센터 시장이 금융권 업그레이드 및 합병에 따른 신규 수요, 공공 부문의 신규 투자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고, 기술 발전에 의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추가 요구 또한 시장 부활을 예고했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시장은 올해 빠르게 호전되면서 전환기를 맞아, 이르면 내년께 과거의 전성기에 버금가는 시절이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찬 전망도 나온다.
더욱 반가운 것은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던 벤더와 SI업체들의 선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솔루션 부문에서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콜센터 시장 ‘이제는 회복기’ =프로스트&설리번가 발표한 지난해 한국 콜센터 시장은 총 661억 4000만 원으로 지난 2003년 전체 시장 규모 982억 1000만 원보다 32.6% 줄었다.
콜센터 운영 업체들이 투자를 확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치열한 경쟁 때문이다. 당연히 장비 및 구축 업체들의 이윤도 축소됐다.
지난해 경기 침체 국면이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수출에 의존한 경제회복이 내수시장 활성화까지 이어지지 못하면서 콜센터 시장 어려움이 지속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올해는 경제 회복세를 발판으로 꾸준한 성장이 예측되며, 시기적으로 기존 콜센터 운영 업체들의 확장 및 업그레이드 수요도 크게 일어날 전망이다. 특히 중소규모의 수요가 증가, 콜센터의 저변 확대가 이뤄지고 있는 점은 시장에 매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대형시장 교체·증설 시기=은행·보험회사·통신사업자 등 기존 수 천석 규모의 콜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시스템 교체 및 증설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한국전력, 대한통운 등이 교체 및 증설 작업을 마쳤다. 국민카드를 합병한 국민은행이 이미 예산을 반영, 500석 규모 콜센터 증설을 추진중이다. 또 우리·외환·한미·제일은행 등의 계열 카드사를 비롯해 다른 은행과 지난해 합병한 은행 대여섯 곳도 증설을 검토중이다.
대규모 시장으로 인식되는 보험업계의 콜센터 증설 및 교체작업도 한층 속도가 붙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와 카디프생명이 설립한 방카슈랑스 전문 보험사 SH&C생명보험이 200석 규모 콜센터를 신규 오픈한 데 이어 동양생명이 최근 200석이던 콜센터를 450석으로 확대해 오픈했다. 동부생명이 콜센터 구축 2년 만에 신규 장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고 신동아화재, 대한생명 등 수많은 금융업체의 증설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이외에도 KT가 지난 달 600석 규모 미납센터 사업을 발주한 것을 시작, SK텔레콤도 대구지역 제2콜센터 구축을 추진중이다.
◇중소기업·공공 시장 및 신규 솔루션 등 시장 확대=최근 문을 연 외교통상부 영사민원콜센터를 필두로 공공부문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600석 규모의 근로복지공단 콜센터 구축 사업이 올 3분기에 발주될 전망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중앙 부처 및 각 지방자치단체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씨앤엠커뮤니케이션, 태광계열 등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의 콜센터 구축과 함께 유선방송사업자(SO)들의 콜센터 도입도 한창이며 온라인 여행사 등도 신규 시장으로 부상중이다.
1차 전성기는 대형 콜센터가 필요한 금융·통신 분야 기업들이 주도했다면 2차 전성기는 이들 대형 사이트의 교체·증설 물량과 100석 미만의 공공·중소기업 수요가 이끌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와 함께 콜센터가 대형화되면서 늘어난 상담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워크포스 매니지먼트’ ‘OCAS(One Call All Service)’ 등 각종 신기술도 눈에 띈다.
전체 직원을 콜센터 상담원으로 묶는 ‘OCAS’ 기술 및 KT,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등 통신사업자가 추진중인 지능망에 콜센터 솔루션을 연동하는 매니지드 서비스도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와 관련 프로스트&설리반 측은 “중소기업·공공·신기술 등이 콜센터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콜센터 시장이 성장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