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웹젠의 1분기 실적발표로 주요 게임업체의 1분기 성적 분포도가 드러났다. 1분기 게임업계 성적표에 드러난 가장 대별되는 특징은 선발 대형업체의 부진과 중·후발업체의 대약진이다.
엔씨소프트와 웹젠 등 대형 업체들이 외형 정체 또는 하락세를 유지한 반면 한빛소프트, 소프트맥스 등 중소업체들은 흑자 전환 등 반전 기미를 뚜렷히 드러내 보였다. 이는 후발 업체가 개별적으로 이뤄낸 성과이기 보다는 시장전체가 구조적으로 겪고 있는 변화의 일단면으로 풀이돼 더욱 주목을 끈다.
◇캐주얼 강세, MMORPG 기세에 직격탄=1분기 최고조에 달한 ‘캐주얼 돌풍’이 선발 업체의 실적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에 직접적 타격을 가했다. 선발인 ‘리니지’와 ‘뮤’ 등이 전례없이 위축된 반면 후발인 ‘카트라이더’와 ‘팡야’ 등은 펄펄 날며 실적호전을 주도한 것이다. 신작 MMORPG들이 여럿 선보이면서 이용자층을 분할 해간 것도 결과적으로는 선발업체의 MMORPG 실적에는 악조건으로 작용했다.
소프트맥스 또한 비 MMORPG로의 실지 회복이라는 점에서 MMORPG 분야의 위축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소프트맥스는 지난해말 출시한 콘솔용 비디오게임 ‘마그나카르타:진홍의 성흔’으로 국내외적인 히트를 몰고 오며 8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게임포털은 고른 성장세=NHN이 사상최대의 분기단위 실적을 내면서 주목받은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인기순위와 배급경쟁으로 출혈이 심각했던 게임포털 부문에서 전분기 대비 18.7%의 성장을 이뤄냈다는 점이다. 다만 한게임재팬의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중국 롄종의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됨에 따라 해외 게임포털 비즈니스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게 급선무로 떠올랐다. 네오위즈도 회사 전체가 흑자전환을 이뤄낸 데 있어 게임포털 피망의 선전이 가장 주효했다. 지난 1분기 피망은 전분기 대비 17.6% 성장한 161억의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 했다. ‘스페셜포스’의 선전이 가장 눈에 띄었다.
NHN과 네오위즈가 게임부분에서 견조한 성장성을 확인시켜주기 위해서는 최근 각각 오픈한 ‘아크로드’와 ‘요구르팅’의 상용화 안착이 가장 시급한 일이다.
◇캐주얼도 전면경쟁, 선발업체 반격 채비=당분간 일부 캐주얼 게임의 시장 지배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후 캐주얼부문도 전면경쟁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도 캐주얼게임 전략을 본격 가동하고 나섰다. 더불어 이미 선보였거나, 나올 MMORPG 대작들의 지배 구도가 향후 업체별 실적 향방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다.
물론 캐주얼의 진화도 계속되겠지만, 변화 궤도에 오른 MMORPG의 새로운 도전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후발 업체들이 1분기의 실적호전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누리려면, 그에 합당한 수익을 내줄 ‘상품적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