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 통신업체들이 내년에 실시간 휴대이동방송(모바일TV) 상용화를 목표로 세몰이에 들어갔다. 따라서 상용화에 앞선 한국,일본 등 아시아국가와의 모바일TV 주도권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노키아, 플랫폼 호환에 승부수=노키아는 10일(현지시간) 자체 개발한 DVB-H 기반의 모바일TV 기술을 어느 통신사업자 플랫폼에도 호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노키아는 DVB-H 기술에 대한 유럽 통신 및 방송사업자의 관심에도 불구, 기술 공유를 꺼려왔다.
노키아가 이처럼 기술 호환으로 급선회한 것은 한국 정부와 업계의 유럽 DMB 플랫폼 확산 전략과 ‘미디어플로’를 앞세운 미국 퀄컴의 빨라진 행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국은 양해각서를 체결한 독일 바이에른 주정부와 T모바일 그룹과의 협력을 교두보 삼아 유럽의 지상파DMB 도입을 유도중이다. 퀄컴도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미국 미디어업계와 공동으로 ‘미디어플로’ 실험 방송 논의를 본격 추진중이다.
노키아로선 아직 초기이기는 하지만 한국에 모바일TV 주도권을 뺐겼으며, 격차를 뒀다고 본 퀄컴의 ‘미디어플로’ 상용화 행보가 빨라지자 갈길이 바빠졌다.
리차드 샤프 노키아 부사장은 “개방 규격과 호환 제품이 미래 시장을 창출하며,소비자는 물론 서비스사업자의 반응을 조기에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유럽 통신·방송사업자가 캐스팅보트=지난해까지만 해도 직접적인 모바일TV 주도권 경쟁은 2007년께에나 가능할 것으로 관측됐었다. 1년 이상의 격차를 두고 DMB→DVB-H→미디어플로 순으로 상용화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의 DMB서비스가 내부 문제로 늦어진 데다 미디어플로가 약진하면서 상용화 격차가 1년 이내로 좁혀졌다. 내년에 세 규격 모두 서비스 경쟁을 벌이게 됐다.
상용화에 앞섰으며,주파수와 서비스 도입 환경이 우수한 데다 정부와 사업자와 시스템업체 모두 적극적인 DMB가 당장 앞서 간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위성DMB만) 등 울타리가 좁다.
DVB―H는 유럽내 지지 세력이 많다. 노키아의 이번 호환 선언으로 통신사업자와의 상용화 논의가 급진전할 전망이다. 그렇지만 콘텐츠 확보가 문제다. 통신사업자와 달리 방송사업자들은 기존에 확보한 DAB주파수를 활용할 수 없어 DVB―H에 미온적이다. DVB-H와 DMB의 결합 요구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같은 유럽연합(EU) 국가라도 서로 다른 통신방송 환경도 걸림돌이다.
미디어플로는 기술도 우수하며 퀄컴이 주파수도 확보해 서비스에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미국 통신과 방송사업자들이 아직 수익 모델을 찾지 못했다는 점. 유럽과 아시아가 이미 다른 규격을 선택해 당분간 미국 시장에 국한될 가능성도 높다.
3파전은 결국 아직 길을 정하지 않은 유럽 정부와 사업자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여기에는 어떤 규격이 사업자의 수익모델을 얼마나 충족시키느냐가 큰 변수다.
한편 리서치그룹 인포마는 모바일TV 이용자가 2010년께 휴대폰 소유자의 5%인 1억2500만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신화수·성호철기자@전자신문, hsshin·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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