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대만과 중국이 전쟁을 벌인다면 누가 가장 피해를 입을 까. 근착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답은 대만도 중국도 아닌 세계경제다. 당연히 세계 IT 경제도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이는 대만이 세계IT경제의 최대 보급기지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위크는 “만약 중국과 대만 간에 전쟁이라도 난다면 세계 경제에 핵폭발급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대만 IT산업의 경쟁력을 조명했다. 이를 상, 하 두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타이베이로부터 남서쪽 70㎞지점에 자리잡은 신주(新竹) 공업단지는 대만 최대의 IT 클러스터다. 총 218만평 규모의 이 산업단지 내에는 TSMC, UMC, AUO 등 대만의 대표적 반도체 업체를 비롯해 총 384개 IT관련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다. 대만 IT산업의 힘은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이들 기업이 없으면 세계 IT경제는 그야말로 올 스톱이다.
이들이 세계 IT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수치로 바로 확인된다. 140억달러의 전세계 LCD모니터 시장에서 대만 기업은 68%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케이블모뎀(66%), 반도체 패키징(36%), 반도체 파운드리 서비스(70%), PDA(79%), 노트북(72%), 무선LAN(83%) 등 다수 분야에서 압도적인 비중으로 세계 톱을 달리고 있다.<표 참조>
이러다 보니 이곳에서 올리는 연간 매출도 엄청나다. 지난 2000년 298억달러로 정점에 오른 이후 잠시 IT 버블 붕괴 여파로 2001년과 2002년 196억달러, 그리고 2003년 205억달러로 주춤했다. 하지만 작년에 다시 전년보다 31% 늘어난 325억달러를 기록하며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애플, 인텔, HP, 델 등 내로라하는 미국계 글로벌 IT업체들은 대만 IT업체들이 없으면 제품을 공급 받지 못해 사업을 포기할 정도다. 실제 애플의 유명 MP3플레이어 ‘아이팟’과 ‘미니맥’ 컴퓨터는 대만 아서스텍이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또 세계 1,2 위 PC업체인 델과 HP도 대만 퀀타컴퓨터에서 노트북을 제공받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가공)업체인 대만 TSMC는 퀄컴·엔비디아 등 미국 IT기업의 핵심 파트너이기도 하다.
시카고에 있는 컨설팅업체 THT리서치는 올해 델이 100억달러, 그리고 HP가 210억달러 상당의 제품 및 부품을 각각 대만에서 구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도 올해 대만에서 구매하는 물량을 전년보다 28% 늘린 50억달러로 책정하고 있다.
사실 10년전만 하더라도 대만은 부품 생산과 조립에만 그쳤다. 하청 수준이다 보니 이익이 보다 많은 설계(디자인)쪽은 엄두도 못냈다. 그러나 최근 이런 경향에도 변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점차 디자인과 핵심 제품 생산에서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콩에 있는 인텔의 아시아태평양 대표 존 A. 앤톤은 “우리는 대만에 400명의 엔지니어를 두고 있다. 그것도 모두 세계 최고급이다”라며 대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
사진; 세계 IT시장의 생산기지인 대만은 세계 1, 2위 반도체 수탁생산업체인 TSMC와 UMC를 갖고 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대만이 세계 1위인 IT품목, 2위인 품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