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주식시장이 뜨는 등 경제 분위기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1분기 설비투자(추계)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늘어나 지난 2002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소비자, 기업 등 경제주체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확산되는 추세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위안화 절상문제, 고유가, 북핵문제, 미국의 쌍둥이 적자 등 대내외적인 불안요소가 상존하고 실물지표는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1분기 산업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지난해의 평균 성장률인 11%보다는 한참 낮다. 서비스업 증가율도 0.7%에 머물렀고 1분기 경제성장률도 지난해 4분기보다 낮은 2.8% 수준으로 추정되는 등 하락세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지속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등 민간경제연구소는 실물지표가 이처럼 저조한 것은 지난해 3분기부터 급격하게 둔화하고 있는 수출 증가율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은 31%였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부터 둔화되면서 올 1분기에는 12.8%로 추락했고 4월에는 다시 7.7%로 낮아졌다.
지난해에는 그나마 수출이 떠받쳐 줘서 경제성장률이 4.6%를 유지했지만 올해에는 믿었던 수출 증가율마저 둔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하반기에 내수가 회복하겠지만 수출 증가율 둔화 폭을 상쇄할 만큼의 회복은 어려워 전반적으로 3.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경제 상황의 내용이다.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 1%포인트 가량 낮아지겠지만 내용 면에서는 질적 향상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수출이 31%의 경이적인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내수를 끌어올리고 체감 경기를 회복시키지는 못했다. 올해는 수출 증가율이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내수 회복에 힘입어 체감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민간연구소는 물론이고 정부와 국책은행에서도 하반기에 대한 기대가 높다.
일단 경제 분위기와 심리상태는 지난해에 비해 상당부분 개선됐다는 판단이 대세다. 모처럼 상승 국면을 타고 있는 분위기 유지를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경기부양 기조를 기대해 본다.
경제과학부·주문정차장,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