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에서 혁신과 관련된 일을 하다 보면 회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실행에 옮겨 줄 ‘사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실행의 주체가 되는 바로 이 ‘사람’이 가장 어렵고 많이 부딪히는 문제이기도 하다. 홍보를 통해 기업의 비전을 전파하고 표방하는 목표를 수없이 이야기했다고 해서 기업의 구성원이 이를 마음속에 새기고 자발적으로 실천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큰 오산이다.

 얼마 전 읽었던 ‘달팽이도 달리게 하는 신바람 효과’라는 책에는 “사과나무에 잊지 않고 물을 주게 만드는 것은 그 사람의 부지런함이 아니라 자신에게 곧바로 떨어질 달고 큰 열매다”라는 문구가 있었다.

 제조업을 하고 있는 우리 회사의 경우 제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했다 하더라도 생산공정에서 이론대로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회사는 지난 2003년 기능직 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실행력 강화 교육 프로그램인 ‘ACE스쿨’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현업을 제쳐두고 며칠씩 합숙하며 교육을 한다는 것에 반발도 있었다.

 하지만 과제 선정단계부터 이를 수행할 전 팀원이 참여해 사업을 이해하고 과제를 명확히 파악하는 기회를 제공, 현장의 부정적인 시선이 변했고 사원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열정이 높아진다는 것에 큰 의미를 갖게 되었다. 최근에는 사무직 사원들도 합격하기 어렵다는 BB(Black Belt·6시그마 전문가 인증)시험에 응시하는 기능직 사원도 다수 배출되었다.

 6시그마 이론에서 흔히 예로 드는 좋은 사과를 수확하는 방법을 보면, 손에 닿는 과일만 수확하는 것을 4시그마 수준이라고 하고 6시그마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비료를 최적화한다든지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이를 실행에 옮겨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람인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이익을 계산하고 편안한 것에 안주하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결국 기업이 직원들을 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목표를 제시하고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도록 충분한 동기를 부여해 주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손철원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 ACE혁신팀장 cwson@lgche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