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망 개방 `진통`

이동통신사의 무선 인터넷망 개방 논의가 실타래처럼 얽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회장 허진호)가 최근 무선 인터넷망 개방 관련 최대 쟁점 중 하나인 콜백URL 문자메시지(SMS) 동의신청을 받을 때 거쳐야 하는 SK텔레콤의 ‘e스테이션’사이트를 철회해 달라고 정보통신부에 공식적으로 요청하자 SK텔레콤 측에서 스팸메시지 처리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 이에 인터넷기업협회는 스팸메시지를 줄이기 위한 공탁금 제도와 발신자 코드명기 방식 등을 다시 제안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SK텔레콤 측은 인터넷기업협회의 이러한 제안에 네트워크 확대 구축 비용 등의 이유를 들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무선 인터넷망이 개방되기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게 될 전망이다.

◇인터넷기업협회, “스팸 메시지 잡을 수 있다”=인터넷기업협회는 그동안 ‘e스테이션’을 통한 콜백URL SMS 동의 신청에 따른 불공정 요인을 없애기 위해 ‘e스테이션’ 사이트 철회를 요청해 왔다.

 대신 ‘e스테이션’이라는 고객 동의 창구가 없어질 경우 대두될 수 있는 스팸 메시지 문제를 해결키 위해 공탁금 제도와 발신자 코드명기 방식을 제안했다.

 공탁금 제도는 일정 정도의 금액을 예치시킨 후 이동통신 고객에게 스팸 메시지를 보낼 경우 차감하는 방식으로 스팸 메시지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발신자 코드명기 방식 또한 메시지를 보내는 발신자를 알아보기 쉽게 코드화시켜 스팸 메시지에 대한 책임을 지는 방식이다.

 김성호 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기본적으로 ‘e스테이션’ 사이트를 통해서 스팸메시지를 잡는 것 자체가 불공정하다”며 “스팸 메시지 문제 해결 방안을 마련한 이상 ‘e스테이션’ 사이트가 철회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 “그것만으론 부족하다”=SK텔레콤은 공탁금 제도와 발신자 코드 명기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발신자 정보를 코드화시켜 메시지를 보내려면 네트워크를 개조하는 등의 투자요인이 발생하기 때문에 당장 받아들이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탁금 제도 또한 대형 포털업체들은 공탁금을 낼 만한 여유가 있지만 소규모 업체들의 경우 공탁금을 따로 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제도적으로 완벽한 방안이 될 수 없다는 게 SK텔레콤 측의 주장이다.

◇전망=정통부는 일단 SK텔레콤 측에 ‘e스테이션’ 철회를 권고하면서 스팸 메시지 방지 대책을 협의하라는 주문을 이통사와 인터넷기업협회 쪽에 전달한 상태다.

 우선 큰 틀에서 볼 때 무선 인터넷 콘텐츠 다운로드 서버 임대 방식의 모바일(m)ASP 도입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냈고 ‘e스테이션’ 철회 쪽으로 가닥을 잡아나가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e스테이션’ 철회 후 발생하는 스팸 메시지 방지 대책에서부터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진통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SK텔레콤이 ‘e스테이션’을 철회할 의지가 있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다분히 존재하는 상황이어서 무선 인터넷망 개방과 관련된 쟁점 사항들이 쉽게 해결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