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미디어 랩 니컬러스 네그로폰테 교수는 “지금까지 PC는 보다 빠르고 많은 정보를 저장하는 게 목적이었다면 미래에는 디지털시대 문화를 얼마나 제대로 담아내느냐가 PC 선택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또 “PC는 점차 성능·처리속도 등 기술 중심에서 사용자 편의성 등 인간 중심으로 전이된다”고 예측했다. 한마디로 지금은 PC가 데스크톱·노트북과 같이 고유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점차 의류 등과 접목해 컴퓨터라는 인식조차 없을 만큼 새로운 개념의 정보기기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차세대PC 기술 발전을 흔히 3단계로 구분한다. 1세대는 인터넷 등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소형·경량화되는 단계다. PDA·전자지갑· 웹 패드·스마트폰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2세대는 정보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의류와 액세서리 형태의 ‘웨어러블 PC’다. 2세대 PC가 일반화되는 2007년께에는 디스플레이가 분리되고 입출력 기기가 더욱 세분해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시계·목걸이·반지 등이 지능화되는 쪽으로 발전한다. 이어 2010년 즈음에는 신체 내장형 PC까지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때가 되면 PC는 책상 앞에 있는 게 아니라 의류와 액세서리, 심지어 신체 곳곳에 편재하는 시대가 열린다는 것이다. 이미 웨어러블 PC 등 일부 제품은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신체 내장형 컴퓨터인 ‘먹는 PC’도 비록 시제품이지만 초소형PC라는 형태로 기술 개발이 활발하다.
양덕준 차세대PC산업협회장은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정보 서비스 시대로 접어들면서 컴퓨터는 마치 공기와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며 “차세대 분야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갖는 게 결국 IT산업 전체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다행히 차세대PC 분야에서 상당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세계 최고 수준의 유무선 통신 인프라와 디지털 홈·무선 인터넷 서비스 실용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제품 적응력이 빠른 벤처기업이 상당수 있고, PC·휴대폰 등 정보 단말기의 대량 생산능력과 기술도 무시할 수 없는 경쟁력이다. 게다가 방송·통신 융합, 디지털 컨버전스 시장에 대한 요구도 높은 편이다. 반면 CPU와 운용체계(OS)와 같은 핵심기술이 취약하며 표준화 등 기반기술이 미흡하다. 내수시장 규모가 작아 수출 경쟁력 면에서 다소 취약하다는 약점도 있다.
유회준 정보통신부 프로젝트 매니저는 “차세대PC는 먼 미래가 아니라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며 “국내업체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하게 짚어보고 그동안 PC·휴대폰·가전 등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차세대PC 분야로 이동해 미래 IT산업 성장 동력원을 조기에 확보하는 게 차세대PC 시대에 경쟁력을 갖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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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PC =발전 방향 =제품·서비스
1세대 = 개인정보관리, 무선 데이터 통신, 음성 기반 개인 정보 단말 = CDMA, 무선LAN, 스마트폰, 태블릿PC
2세대 =의류·액세서리 형태의 웨어러블 컴퓨팅 = WPAN, 안경·시계형 정보 단말
3세대 =오감정보처리, 유비쿼터스 컴퓨팅, 지능형 단말 =오감센서, 지능정보단말기, 유비쿼터스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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