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인터넷주소체계(IPv6)와 관련된 장비 국산화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범정부 차원의 지원에 힘입어 중·소형 및 홈 라우터를 비롯한 트렁크게이트웨이, 액세스게이트웨이 등 IPv6 도입에 필요한 장비의 국산화가 급진전되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중형라우터는 물론 VoIP, 무선 AP 분야 등에서도 국산화 작업이 가속화되고 있어 이르면 내달을 기점으로 상용제품이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외산 위주였던 차세대 장비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입지는 한층 강화돼 국산장비의 선전이 기대된다.
◇대기업에서 벤처기업까지=정보통신부가 IT 성장전략인 IT839 정책 활성화의 일환으로 지난해 실시한 1차 KOREAv6 시범사업에 이어 올해는 신규통신 서비스 IPv6 기술도입 및 활성화를 위한 2차 시범사업을 추진키로 하는 등 관련 분야의 관심과 지원이 증대되면서 관련장비의 국산화 작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현재 IPv6 장비 개발에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에서부터 로커스, 아이비트, 머큐리, 애드팍테크놀로지 등 벤처기업들에 이르기까지 업체 전반이 고루 참여하고 있다. 벤처기업 중에선 콤텍시스템, 에스넷 등 네트워크통합(NI) 기업들부터 그동안 중소형 라우터 시장을 꾸준히 개척해온 퓨처시스템, 위즈네트 등 보안, 카메라 업체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이밖에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경우 중형 라우터부터 홈게이트웨이, 홈서버, 차세대인터넷서버, VPN, IPv4 연동장비, NMS, AAAv6 인증서버, 와이브로 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 일정을 진행중이다.
◇6월부터 상용화 봇물=중형 라우터 분야에서는 ETRI가 6월 관련 제품을 상용화하기로 한 데 이어 7월엔 콤텍시스템이, 12월엔 LG전자 등이 제품 상용화를 위해 막바지 개발작업을 진행중이다.
소형라우터 분야는 지난해부터 국산화가 상당히 진척돼 아이비트, 애드팍, 머큐리, 다산네트웍스, 랜버드 등이 오는 6월까지 상용화 제품을 내놓기로 하고 장비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업체는 오는 7월 한국전산원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IPv6 상호운용성 시험에 참여키로 했다.
홈 라우터도 에스넷, 머큐리, 로커스, ETRI가 오는 6월까지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며 IP폰, TG, AG, IPBX, IMS 등의 VoIP 장비도 모임스톤, 삼성전자, 애드팍 등이 연말까지 상용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휴메이트, 아이비트, 위즈네트, 모다정보통신, 에스넷, 퓨처시스템 등이 각 분야에서 무선AP나 VPNv6 등을 오는 9월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가장 많은 분야에서 시제품 개발 및 상용화를 지원하고 있는 ETRI의 개발 일정도 연말까지 대부분 소화될 전망이다.
◇IPv6 장비 도입 ‘원년’=올해는 IPv6 장비 도입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향후 구축 예정인 통신사업자들의 프리미엄망은 모두 IPv6를 적용한 제품을 수용할 예정인 데다 기존 장비도 제품 업그레이드 계획에 맞춰 모두 IPv6 장비로 교체될 것으로 보여 올해 이후 관련 장비의 수요는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KT는 이미 대형급 듀얼스택 라우터 2대와 IPv6 기능수용을 위한 라우터 플랫폼 업그레이드를 시작했으며, 데이콤도 대형급 듀얼스택 라우터 12대를 상반기내에 도입하기 위해 검토중이다. 하나로텔레콤도 이미 듀얼스택 적용을 위한 장비 업그레이드를 시작했다.
이외에도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이 퀄컴 칩 개발과 연동해 2006년부터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물론 내년부터 상용 서비스가 시작되는 와이브로에는 처음부터 IPv6 수용을 위한 듀얼스택이 적용될 전망이다.
장비업체 관계자는 “IPv6 제품 국산화 작업은 연말까지 대부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며 “이제 정부나 통신사업자들이 얼마만큼의 시장을 만들어 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정훈·홍기범기자@전자신문,jhchoi·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