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계열의 SK텔레텍 인수라는 폭탄선언이 발표된 지 20일이 지났다.
불과 3주 전 충격과 상실감에 휩싸였던 양사 직원들도 안정을 되찾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업무에 충실한 모습이다. 하지만 팬택계열의 SK텔레텍 인수 작업은 오는 6월 초 최종 업무파악 보고서 작성을 위해 물밑에서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으며, 팬택앤큐리텔이 26일 미국에서 기업설명회를 갖는 등 투자유치 활동도 전개한다.
팬택계열(대표 박병엽)은 지난 16일 삼일회계법인 변호사 등 법률팀 40여명으로 구성된 인수준비팀을 남산 SK그린빌딩에 파견, 업무파악에 들어갔다.
팬택계열 경영진은 인수준비팀의 최종 보고서를 토대로 향후 회사 운영방향 등 미래 청사진 수립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SK텔레텍의 새로운 회사명, 팬택계열의 브랜드 전략 및 SK텔레텍의 중국 우루무치 공장 등 기업 간 결합에 따른 숙제들의 해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회사명 및 브랜드 전략은?=팬택계열이 인수할 SK텔레텍의 새로운 이름으로는 팬택앤텔레텍, 팬택앤스카이, 큐리텔앤스카이 등이 거론된다.
현재로선 SK텔레텍의 새로운 회사명은 과거 현대큐리텔의 사례처럼 팬택앤스카이가 가장 유력하다. SK그룹의 단말기 자회사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는 한편 브랜드를 회사명으로 살려 SK텔레텍의 기업정체성도 계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브랜드 전략은 큐리텔과 스카이 등 두 가지 브랜드를 사용하는 멀티브랜드 도입 가능성이 점쳐진다. 프리미엄 휴대폰 브랜드로 자리잡은 스카이를 살려 중가대 시장은 물론이고 고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과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팬택계열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스카이(SKY) 브랜드 가치를 인정하고 유지한다는 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가장 상식적인 선에서 브랜드 정책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루무치 프로젝트=지난 4월 준공식을 가진 SK텔레텍의 우루무치 공장은 팬택계열에 던져진 가장 큰 고민거리다. 우루무치 공장의 경우 브랜드 정책 및 기업문화 통합 작업 등 내부적인 문제와 달리 중국 정부와의 관계 및 SK그룹의 대외 신인도 등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SK그룹과의 관계 및 향후 중국 휴대폰 사업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기 위해 공장을 가동해야 한다는 명분론이 우세하다. 하지만 우루무치 공장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백지화론’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다롄에 연간 400만대의 단말기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까지 총 260억원을 투입해야 하는 우루무치 프로젝트의 실효성에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루무치 공장 프로젝트는 SK텔레콤, SK그룹의 향후 중국 비즈니스와 맞물려 박병엽 부회장이 풀어야 할 가장 큰 난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문화적 이질감 해결=팬택계열의 SK텔레텍 인수작업은 텔레텍 직원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상당히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팬택계열은 상호 존중의 대원칙하에 기업실사라는 용어 대신 업무파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등 텔레텍 직원들의 상실감을 최소화하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기업문화 통합작업도 병행되고 있다. 홍보팀을 중심으로 6월 사보에 상대방 회사를 소개하는 기획기사를 게재하면서 한 가족이라는 동질성을 고취할 계획이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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