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M시장이 열린다](11.끝)결산좌담회

 본지가 지난 3월 한국IT서비스관리포럼과 공동으로 ‘ITSM 시장이 열린다’라는 주제의 연중기획을 시작했다. 2달여의 길지 않은 시리즈였지만 IT서비스관리(ITSM)가 IT를 기업의 혁신 도구로 사용할수 있는 해답을 제공한다는 의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자부한다. 본지는 포럼과 공동기획을 마무리하며, 정리하는 좌담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ITSM은 일회성으로 구축하는 프로젝트가 아닌 꾸준한 변화관리를 동반하고, 또 조직과 문화가 변할 때 성공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참석자>

남기찬 한국IT서비스관리포럼 부회장(서강대 교수)

이병호 동원증권 부사장

이영희 범정부통합센터추진단장

이재용 조달청 정보관리과장

이향진 SK C&C 상무

천정기 BSI코리아 사장

※사회=황경태 한국IT서비스관리포럼회장(동국대 교수)

주제:‘ITSM 체계 구축의 핵심 성공 요인’

일시:5월 23일

장소:라마다르네상스 호텔 23층 아젤리아룸

 ◇황경태(한국IT서비스관리포럼회장·사회)=작년 하반기 전자신문과 한국IT서비스관리포럼이 공동으로 IT서비스관리(ITSM)이 무엇인지를 논의해보는 자리를 처음 마련했다. 포럼 활동도 1년이 돼가고, 많은 기업들이 ITSM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ITSM을 도입한 후 기대효과가 무엇인지, 성공요인에 대해 논의를 해볼 때라 본다.

 ◇이병호(동원증권 부사장)=우리가 ITSM을 도입한 지 만 3년이 넘는다. 해결 방법론과 국제적 스탠더드를 찾던 중 ITIL 기반의 ITSM 사상과 접하게 됐다. 특정한 방법론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는 없다고 봤지만, ITIL 근본 목적이 ‘굿 IT 서비스 딜리버리’라는 점에서 그 사상을 적용하는 게 타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ITIL에 대한 정보가 오로지 책으로만 있던 시절이었기도 하지만 시간들 두고 우선 순위를 선택해 진행해왔다. 내년 3월까지는 BS15000 인증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향진(SK C&C 상무)=98년 내부 그룹 인프라 통합을 시작한 후 나름대로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지만, 당시만해도 ‘모른다’는 게 정답이었다. 선진 기업에 대한 벤치마킹을 적극 나섰고, 캐나다 아웃소싱 전문 회사인 텔러스의 운영 노하우를 집중 분석했다. 텔러스는 그룹 핵심 사업인 모바일 사업 외에도 독특하게 공공 사업에 대한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었다. 98년부터 1년 반 정도 연구하고 셋업하는 과정을 밟았고, 작년 정도 제대로 갖춰졌다고 자부한다.

 ◇천정기(BSI코리아 사장)=국내에서 ITSM 관련 인증은 지난해 6월 삼성SDS와 현대정보기술이 동시에 시도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연내 심사에 착수하려는 기업들은 10여개사에 이를 듯 하다. BS15000 인증과 관련돼 주목할 것은 BS로 시작된 인증이 ISO 규격화된 사례가 많은데, 이번 BS15000은 불과 2년여만에 ISO 인증으로 통일될 것이라는 점이다. 속도나 표준 규격을 둘러싼 세력간 이해충돌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ITIL 기반의 ITSM에 대한 공감대가 국제적으로 넓게 확산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 본다.

 ◇사회=중앙부처는 물론 공공기관이 적극적으로 ITSM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최근 달라진 현상이다. 인증 작업까지 추진하고 있는 조달청이나 범정부통합센터 구축에 ITSM 적용을 준비하는 사례를 들어보자.

 ◇이재용(조달청 정보관리과장)=전자 조달을 하지는 7∼8년 됐다. 초기 5000본 정도였던 프로그램은 4만본으로 늘어나는 등 인프라 관리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었다. 최근 3∼4년간 역시 인프라 고도화 사업이나 백업센터 구축 등 새로운 시스템 개발이 늘어나면서 운용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지난해 말부터 자연스럽게 과거 방식으로 서비스를 하면 안된다는 문제 의식이 제기됐다. 변화 의지를 갖고 모든 메뉴얼이나 산출물을 현행화 작업을 했지만 업데이트에서 다시 막혔다. 목표를 갖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결국 ITSM 체계를 구축할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현재 조달청은 기본 프로세스를 130개 정도로 구분해 크게 인프라 운영과 서비스수준관리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7월 통합관제센터 가동을 시작으로 올해까지는 선진형 수준의 60% 정도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고, 오는 2007년 90% 정도까지 맞추자는 내부 목표를 세웠다. BS15000 인증도 올해 말까지 획득하려 한다.

 ◇이영희(범정부통합센터추진단장)= 새로 판을 짤 때 과감하게 도입하면 조기 정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ITSM 체계 도입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범정부통합전산센터를 구축한다는 것은 비단 시설이나 하드웨어를 한 곳에 모으는 작업이 아닌 사람을 포함한 조직을 통합하는 작업이다. 통합을 해서 무슨 효과를 기대하느냐에 대한 분명한 목표도 필요하다. 효율 향상과 비용절감, 서비스 질 개선과 위협요소 제거라는 4가지 목표를 갖고 있으며 ITSM은 이런 목표 달성의 주요 툴이 될 거라 본다. 현재 센터의 ITSM 체계는 서비스지원, 서비스공급, IT인프라 관리 3가지 영역으로 구분했다. 세부적으로 운영업무 전반의 수행방법을 정리하는 13개 표준절차와 이에 따른 지원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추진할 계획이다. 지원시스템은 중앙 운영업무시스템을 지원하는 통합관리시스템과 전산센터 시설 등 IT인프라 통합감시하는 영역별 기능 시스템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남기찬(서강대 교수)=작년에 비해 ITSM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높아지고 있다. 프로세스 측면에서는 관리가 중요한데, ITSM은 ‘관리(M)’에 앞서 ‘서비스(S)’가 먼저 나온다는 것을 의미있게 해석해야 한다. 변화 관리 측면에서 직원들에게 서비스 마인드를 어떻게 집어넣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전산인력은 전문화돼 있고, 개별적으로는 모두 장인들인데 이들을 모아놓으면 ‘블랙박스’가 되고 만다. ITSM을 통해 조직직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ITSM을 통해서 개개인의 비전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회=자연스럽게 ITSM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사안들로 논의가 넘어가는 듯 하다.

 ◇이향진=고객사와 눈높이를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고객사로 하여금 우리의 변화를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과거에는 우리가 제안하고 고객사가 수용하는 형태였다면 지금은 거꾸로 고객사의 요구가 더 많고 다양화되고 있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서비스 주체가 더 많이 준비를 해야 한다. 우리는 그룹 차원에서 ITSM 체계를 대충 잡았기 때문에 월 1회, 1분기 1번, SLA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새로운 계약을 체결한다.

 ◇이영희=민간기업이 아닌 정부와 정부기관간 서비스수준협약(SLA)을 어떻게 할 거냐는 대단히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다. 문화와 인식의 변화가 중요한데, 공무원 문화를 어떻게 국제 표준에 맞게 정착할 것인지가 숙제다. 먼저 시행착오를 한 민간기업을 적극 벤치마킹하겠지만, 우선 안정적 시설을 갖추고 운영인력의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일을 프로세스와 지원시스템을 통해서 안착시키는 게 중요하겠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사람이나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공공기관은 상황 특수성을 고려할 때 민간기업의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영국 정부에서 사용하고 있는 ‘리그 테이블’을 활용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SLA 관리 지표를 개인이나 팀별 성과관리 지표로 연계하고, 고객기관에 대해서 재무적 보상이 아닌 전문인력 지원, 성능개선 사업 지원으로 보상하는 방식이다. 통합센터는 전세계 유일의 모델이다. 이참에 공공기관 조건에 맞는 SLA 모델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또 조달청처럼 앞서 있는 기관이 갖춘 인프라를 공동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병호=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현재 추진중인 CMM 레벨3 인증 기간을 다소 늦추고 있다. 조직 통합에 따른 차이를 줄이고자 함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의 머리가 변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람이 변하는 일이니 그만큼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직원들이 얼마나 변했는가를 체크하고, 문제가 있으면 주저함 없이 위험요인으로 분류해 관리 방법론을 바꾸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 사실 서비스라는 개념 조차 없었던 만큼 고객과 서비스라는 기본 개념을 먼저 잡는 게 중요했다. 우리가 ITSM을 왜 하느냐에 대해 분명한 목적을 수립해야 하는데, 고객과 서비스를 생각치 않고 이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재용=극단적으로 말하자면 프로그램을 유지보수하는 것보다 ‘운영자 공지사항’을 하나 더 올리는 게 중요하다. 기존의 조직 마인드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프로그램을 고치는 것보다 서비스 관점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전달하고, 거꾸로 고객의 의견을 수렴하는가를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 조직 내부는 물론 고객으부터 완벽한 동의를 얻는 것이야말로 변화관리가 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자입찰 자체가 고마울 때가 있는데 지금은 상대적으로 고객만족 차원에서 떨어지는 상황이 됐다면 이 서비스 수준을 올려야 하는 것이다.

 ◇남기찬=ITSM을 단기간 내 성공하고자 한다면 추진 동기에 대해 재고해야 한다. SLA 한 가지만 놓고 보더라도 그 효과를 보기 위해선 최소한 1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더군다나 통합된 ITSM 체계는 프로세스를 정립하는 것 말고도 조직과 직무의 변화를 동반하기 때문에 체계적인 ‘변화관리 프로그램’이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한다. 급작스러운 시도에 의하여 단기간에 효과를 기대한다면 IT서비스 품질은 향상될 수가 없다.

 ◇천정기=BS15000 인증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이에 대해서도 한마디해야 겠다. BS15000은 표준이라는 점 때문에 업종별 특화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인증심사원 활용 측면에서 BS15000의 강점이 있다. 즉 심사원은 일반적인 컨설턴트보다 지식이 깊지 않지만, 가장 많은 ‘베스트 프랙티스’를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특정 기업의 인증 심사를 위해 프로세스 전체를 파악하고, 그 프로세스를 인증에 적합한 방향으로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다보면 오히려 가장 단시간 내에 조직의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업종별 특성에 맞게 ITSM을 구축한다고 할 때 인증 획득을 위한 과정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물론 지금처럼 초기 시장에서 ‘모델 케이스’를 만드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본다.

 ◇사회=의미 있는 열띤 토론였다. 이 자리에서 던진 이슈와 지적들이 국내 IT서비스 향상에 일조를 할 것으로 확신한다. 한국IT서비스관리포럼 회장으로서 시리즈를 기획한 전자신문과 호응을 보내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정리=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