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신화를 창조한다](11)씨알스페이스 오용환 개발본부장

‘식을 줄 모르는 패기.’

 실제 나이처럼 보이지 않는 앳된 얼굴의 오용환 씨알스페이스 개발본부장(32)에게서 한눈에 느껴지는 캐릭터다.

 온라인 무협게임의 신기원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디오’를 상용화시킨지도 어느덧 1년이 다 됐지만 가슴은 늘 지난 98년 게임에 첫발을 들여놓을 때 처럼 패기와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다.

 그는 98년 무협게임의 전설처럼 살아있는 ‘영웅문’ 개발자 등과 뭉쳐 지프텍이라는 회사를 차리면서 게임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살아 있는 공부를 하고 싶었습니다. 당시 온라인게임이란 자체가 생소하기도 했지만 학문적 호기심은 계속 그 쪽을 쫓아가고 있었습니다. 친구·후배들과 의기투합해 게임 개발사를 차리면서 마음에 새긴 것은 돈 문제도 아니었고 오로지 ‘도전’이란 한 단어였습니다.”

 창업 뒤 학교로 잠시 돌아갔던 오 본부장은 99년 12월 지금의 씨알스페이스를 설립했다. 초기 심마니의 게임포털을 구축하는 등 웹보드게임류 개발에 몰두하던 씨알은 이후 ‘디오’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개발을 본격화했다.

 “팬터지물 온라인게임이 휩쓸고 있던 상황이라 후발 개발사로서는 당연히 틈새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고정적인 팬층을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장르의 개척이라는 점에서 ‘무협’은 매력적이었습니다.”

 2001년 말부터 개발을 시작한 ‘디오’는 2003년 초 구 버전으로 첫 선을 보이게 된다. 랭키닷컴 집계로 전체 온라인게임 15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도 얻었다. 당시 대만 감마니아가 수입을 타질할 정도로 히트였다.

 하지만 높다란 마케팅 벽에 부닥치게 된 ‘구 디오’는 그뒤 약 8개월 가량 무대 뒤로 깜쪽같이 사라진다.

 “피를 말리는 시간이었습니다. 첫 작품이자, 회사의 기둥인 게임이 8개월 동안 세상밖에 묻혀있어야하는 것은 정말이지 돌이키고 싶지 않은 악몽이었습니다. 이후 2003년 11월 지금 ‘디오’ 버전의 오픈베타서비스까지는 그야말로 ‘사투’였습니다.”

 오픈 이후 ‘디오’는 일약 오픈베타서비스 게임 인기 1위까지 치솟으며 뜨거운 반응을 불어 모았다. 그리고 여세를 몰아 지난해 7월 유료화를 단행했다. 정액제에서 무료화 선언으로, 다시 부분유료화로 곡절을 겪기는 했지만 여전히 고정 팬층을 확보하며 탄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샨다가 서비스하고 있는 중국에서 다음달 무협에서의 공성전 성격인 에피소드 업데이트가 단행됩니다. 곧이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에서 오픈베타서비스가 시작됩니다. 국내 안정화를 기반으로 해외 업데이트에 개발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디오’ 이후 차기작은 캐주얼게임과 무협게임 등 2종류를 기획선상에 올려놓고 있다. 캐주얼부문은 e스포츠 종목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만들고, 무협부문은 지금의 장점과 엔진을 계승하는 한차원 높은 게임성을 구현한 게임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오 본부장은 그의 게임이름처럼 ‘칼’과 ‘길’을 함께 뜻하는 자신만의 ‘도(DO)’를 오늘도 묵묵히 개척해가고 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