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의 외도 "성공할까?"

노키아가 휴대폰이 아닌 제품으로 8년 만에 내놓은 리눅스 기반 무선 인터넷 단말기(모델명 노키아770 인터넷태블릿)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있다. 해외 전문가들은 PC도, 휴대폰도 아닌 어정쩡한 제품인 데다 기능 구현에도 문제점이 많아 노키아 기대만큼 수요가 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지만 이 같은 회의적인 시각에는 낯선 리눅스 환경과 휴대폰 전문업체라는 노키아 이미지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키아가 지난 25일 뉴욕에서 처음 공개한 ‘노키아770 인터넷 태블릿’은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를 통해 브로드밴드에 쉽게 접속할 수 있다. 노키아가 휴대폰이 아닌 제품을 내놓은 것은 지난 97년 TV사업을 접은 이후 이 제품이 처음이다.

 이 제품은 ‘심비안’이 아닌 휴대기기용 리눅스 플랫폼인 ‘매모(Maemo)’를 운용체계로 채택했다. 또 인터넷라디오와 다양한 플레이어 선택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지원한다. 고해상도(800×480) 디스플레이와 온스크린 키보드 기능도 갖췄다.

 노키아는 셀룰러칩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심비안보다 리눅스를 사용한 점을 들어 “휴대폰보다는 PC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노키아는 이 제품을 올 3분기에 유럽과 미국 등 일부 국가에 시판할 예정이다.

 하지만 반응은 차갑다. 26일 파이낸셜뉴스 보도에 따르면 벤 우드 가트너 분석가는 “PC도 휴대폰도 아닌 이 제품을 찾을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90년대 도시바의 혁신 노트북 ‘리브레토’와 샤프의 혁신 PDA ‘자우러스’를 끄집어내 과거에도 지향점이 불분명한 제품의 경우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현지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작은 메모리 용량과 키보드가 없다는 것도 약점으로 지적했다.

 노키아는 매모를 소프트웨어개발자들이 더 잘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혀 휴대폰 외의 제품에 이 OS를 확대 적용할 뜻을 밝혔다. 오픈소스 운동에 적극 동참하는 한편 인터넷태블릿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거듭 강조한 셈이다.

신화수기자@전자신문, hsshin@

사진: 노키아가 25일 뉴욕에서 선보인 정보단말기 ‘노키아770 인터넷 태블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