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와 병원, 보험회사 등이 전자의무기록(electronic health records) 도입에 느린 행보를 보임으로써 자국민들의 삶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25일(현지 시각) 주장했다.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열린 WEDI(Workgroup for Electronic Data Interchange) 연례 컨벤션에서 더 높은 수준의 건강·의료 산업 표준과 전자의무기록의 활성화를 촉구했다. WEDI는 전자 거래를 통해 개선된 건강·의료를 주창하는 기구로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토미 톰슨 전 보건인력자원부 장관과 함께 이 기구의 연례 혁신자상을 수상한 바 있다.
◇21세기 지능형 건강 시스템이란=그는 현재 ‘건강변환센터(Center for Health Transformation)’라는 건강·의료 지지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전자의무 기록을 통해 ‘21세기 지능형 건강 시스템(21st century intelligent health system)’을 구축, 즉각적인 진단 도구를 모든 미국 거주민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주창해 왔다.
깅리치 의원은 미국 거주민이면 누구나 21세기 지능형 의료 시스템에 자발적으로 접속할 수 있으며 각 개인에게 건강상의 위험을 경고해주는 DNA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스템이 혈액검사장비와 같은 가정용 진단 키트 등 서비스와 함께 의료진의 진료를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온라인으로 항공권 구입이 가능하고 주유소에서 패스카드만으로 기름값 결제가 가능한 현실에 비춰 볼 때 미국의 의료·건강 현황은 아주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건강의료 산업은 여전히 환자 치료 과정을 파악하는 데 종이 기록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매년 약 8000명의 미국 거주민들이 잘못된 의료 진단으로 사망한다”며 “전자의무기록을 도입하면 환자들의 사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전자 의무 기록으로 전환하면 수백만명의 베이비붐 세대들의 종이 의료 기록을 팩스로 보내고 업데이트하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넘어야 할 산 많아=그러나 현재 정부의 의료·건강 서비스를 전자의무기록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은 저항에 부딪치고 있다. 정부 관료들과 몇몇 보험회사들은 전자의무기록과 같은 신기술에 투자해서 장기적 이익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의료협회의 프라이버시 법 컨설턴트인 데이비드 깅스버그도 많은 병원과 의사들이 전자의무기록 도입시 요구되는 정보 보안·물리적 보안·개인정보 보호 등에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백도어가 항상 열려있고 프론트도어도 시시한 상태라면 당신이 모든 기록을 통제한들 뭐가 좋겠는가?”라고 말했다.
깅스버그는 종이 기록을 전자 의무 기록으로 전환하는 데 자금을 쏟아붓기에 앞서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이 사생활 보호등에 안전한 지 비교 및 시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자의무기록을 위한 표준 플랫폼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도 지적했다.
한편 공화당 소속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이번 달 민주당 소속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과 함께 전자의무 기록의 도입을 이끌기 위한 국회 법안 지지에 나섰다. 현재 깅리치 전 하원의장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2008년 미 대통령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 전자 의무 기록에 대한 이들의 행보가 예의 주시된다.
정리=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원문:www.itworld.co.kr(‘IT Global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