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음악, 영화 전문업체를 잇따라 인수하고 각각 투자펀드를 조성한 SK텔레콤이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와 프랑스 비방디그룹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전략에 관심이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SKT가 이를 통해 통신사업자 굴레를 벗어나 국내 CJ그룹이나 오리온그룹과 같은 생활밀착형 서비스 기업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SKT의 경쟁상대는 KT가 아닌 CJ(?)= SKT가 주목한 기업들은 플랫폼과 콘텐츠를 함께 갖추고,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비방디그룹은 비방디유니버셜(미디어), 블리자드(게임), 커널플러스(위성방송), 세제텔(통신) 등을 갖추고 있다. 소프트뱅크도 인터넷서비스(ISP)에서 시작해 모바일, 콘텐츠, 금융으로 방향을 잡았다.
목표는 ‘베스트라이프스타일 컴퍼니’라는 생활문화기업으로 잡았다. 서비스플랫폼과 콘텐츠, 금융을 모두 갖춰 밀착형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의미다. SKT는 벤치마킹을 통해 △2010년 네트워크 중심의 사업은 성장력을 잃고 △2020년 인터넷, 유무선통신의 완전한 융합 △2030년 콘텐츠가 네트워크를 완전히 넘어서는 시점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이에 따른 방향전환을 모색키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선 △음식료 사업을 중심으로 △CGV와 CJ케이블넷(서비스 플랫폼) △CJ엔터테인먼트와 CJ미디어(콘텐츠)를 가진 CJ그룹과 경쟁국면을 만들 것으로 예측된다.
△온미디어(MPP= 투니버스, OCN, MTV, 바둑TV 등 콘텐츠) △온미디어계열SO(SO), 메가박스(극장), 쇼박스(영화배급) 등 플랫폼을 갖춘 오리온 그룹도 유사한 모델로 꼽힌다.
지난 해 MPP의 콘텐츠 제공 중단사태는 이들 기업의 파워를 미리 보여준 맛보기였다는 분석이다. 이영주 동부증권 선임연구원은 “최근 SKT의 콘텐츠 기업 인수는 핵심역량인 통신을 중심으로 콘텐츠 유통의 밸류체인을 만든다는 의미”라며 “지향점은 생활문화기업이 될 것이며 모든 기업이 연결재무재표를 작성하게 될 2008년 정도면 통신매출 외에 콘텐츠 매출도 SKT의 매출로 잡히면서 수년내 기업가치를 두 배로 올린다는 목표 달성에도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SKT, “방향전환 해석, 아직은 일러”= 최근 콘텐츠 기업 인수를 진두지휘한 서진우 SKT 신규사업부문장(전무)은 CJ 등과의 경쟁구도를 예측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서 전무는 “CJ 등은 여전히 좋은 파트너”라며 “통신네트워크 진화에 따라 유통될 콘텐츠 산업을 키우는데 재원을 투입하는 정도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선인터넷도 미디어라고 봐 투입비용 규모가 큰 SKT의 움직임을 경계하는 시선이 많다”며 SKT의 진입에 따른 기존 미디어업계의 경계를 우려했다.
서 전무는 “콘텐츠를 만드는 플레이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콘텐츠 유통을 위해 제작하는 쪽의 기반이 필요한 것이고, 한 회사만을 자회사로 두고 집중할 경우 오히려 콘텐츠 확보에 제한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배타적 관계를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YBM서울 인수에 대해서도 “음악콘텐츠의 시장이 살아야 무선인터넷도 함께 살 수 있다”며 “무너지는 것을 보고만 있어선 안된다고 봤기 때문에 투자를 했고, 한 곳으로 집중을 막기 위해 펀드를 조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수에 참여한 한 실무자는 “생활밀착형 기업으로의 전환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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