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께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케이블 디지털방송으로 재변조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양휘부 방송위원회 상임위원은 31일 “올 초 디지털방송추진위원회에서 현재 바이패스 방식을 유지키로 결정하면서 내년에 이 문제를 다시 논의키로 했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아직은 디지털 케이블방송 시작 단계여서 바이패스 방식으로도 충분하다”며 “케이블방송용 HD셋톱박스가 보급되는 시점에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며 이때 재변조가 허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바이패스’란 지상파의 디지털방송 변조방식인 ATSC-8VSB를 케이블 방식인 QAM으로 재변조하지 않고 그대로 TV 수상기로 보내는 방법이다. 즉, 케이블방송 시청자가 가지고 있는 케이블방송용 셋톱박스는 단순히 지상파 HD채널의 ATSC-8VSB신호를 TV로 전달해줄 뿐이다. 시청자는 별도의 8VSB 전용셋톱(이른바 지상파셋톱박스)이나 셋톱박스 일체형 TV를 통해 지상파의 HD방송을 시청한다.
문제는 케이블방송이 디지털 전환에 나서면서 바이패스 방식이 주파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현재 대부분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은 아날로그 케이블방송 주파수인 52M∼552MHz에서 기존 아날로그 방송을, 디지털 케이블방송 주파수 552M∼750MHz(망 업그레이드 지역은 860MHz까지 가능)에서 KBS1·2, MBC, SBS, EBS 등 5개 채널(수도권 기준)을 내보낸다.
한상혁 케이블TV방송협회 차장은 “1개 바이패스 채널당 6MHz씩 총 30MHz를 사용하는데 재변조하면 같은 30MHz에서 5개 지상파HD와 10개 일반PP의 SD급 디지털방송 채널을 쓸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기현 CJ케이블넷 상무는 “향후 케이블방송용 HD셋톱박스가 시장에 나와 보급되고 또 재변조가 가능해지면 케이블방송 HD 셋톱박스 하나만으로 지상파와 케이블방송, SD급과 HD급 모두를 시청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