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음반업계에 이어 출판계에도 온라인 해적행위가 뜨거운 감자다. 해리포터 시리즈 등 유명 작가의 소설이나 작품을 애플의 ‘아이팟’이나 MP3파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급부상하고 있지만 해적판의 유통이 걸림돌이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다음달 출간 예정인 ‘해리포터와 혼혈왕자’가 올 최대의 화제작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해적행위에 대한 우려로 디지털 오디오 다운로드 서비스나 e북 등 형태로 출간될지는 회의적이다.
하지만 댄 브라운을 비롯한 유명 작가들과 일부 선두권 출판사들은 디지털 다운로드 서비스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이 서비스가 출판 시장의 새로운 추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조안 롤링, 해적행위에 민감한 반응=올해 디지털 오디오 서적 시장에서 공전의 히트작으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는 다운로드 서비스 여부가 현재 불투명하다. 저자인 조안 롤링은 전작 5권에 이어 이번 6편에서도 다운로드 포맷으로 출판하는 계약에 주저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이 운영하는 웹 사이트에 해리포터 등장 캐릭터인 매드아이 무디의 대사 ‘항상 주변을 경계할 것’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인터넷이나 P2P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되는 어떤 해리포터 e북도 결코 믿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결벽에 가까운 그녀의 우려는 이미 전작 5권이 저작권 계약없이 디지털 출판물로 나돌았기 때문이다.
다만 조안 롤링은 랜덤하우스를 통해 카세트 테이프와 CD를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혼혈왕자 역시 이같은 방식으로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온라인 서점인 반스앤노블닷컴은 18장의 CD세트를 52.50달러에 판매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작가는 이마저도 불법적으로 유통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서적 다운로드 서비스 급부상=그러나 출판업체들이 모두 디지털 출판에 대해 회의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 출판사들은 디지털 오디오북이 출판물 유통의 중대한 전환점으로 인식하고 있다.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와 빌 클린턴의 ‘마이 라이프’는 오디오 출판물 유통회사인 오디블닷컴을 통해 책과 다운로드 서비스로 동시에 판매됐다.
또 ‘앵무새 죽이기’의 작자인 하퍼 리의 저작권 업무를 대행하는 사무엘 핑커스는 “1960년대 출간된 이 소설의 새로운 유통채널로 디지털 오디오북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코프의 자회사인 하퍼 콜린스 출판사 쟌 프리드만 사장은 “마이클 크라이튼의 ‘스테이트 오브 피어’의 경우 출간 첫 21일동안 1만1000건의 다운로드 판매가 이루어지는 파란을 일으켰다”며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매우 다른 시대에 들어가고 있다”고 이에 대한 기대를 표명했다. 이 회사는 아이팟과 아이튠스 서비스가 중장년층 독자층 뿐만아니라 젊은층들에게 까지 시너지 효과를 미쳐 내년 디지털 오디오 북 판매가 40% 이상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화·음반이어 출판계도 찬반 엇갈려=현재 CD나 카세트테이프 등이 대부분인 오디오 북 시장은 9억달러 규모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중 다운로드 가능한 디지털 오디오 북 시장은 10분의 1에 미치지 않는 5000만달러에서 8000만달러 규모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북 시장은 이보다 훨신 작은 규모인 1000만∼1500만달러 규모.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나 영화와 음악분야같이 해적행위의 타깃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 디지털 오디오북과 e북 성장의 과제다.
파이퍼 제프리의 애널리스트인 진 먼스터 역시 “핵심은 저작권보호가 철저한 아아팟에서 오디오 북 형태로 출간될 때 비로서 성장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해적행위가 출판계의 이슈로 작용하고 있음을 부연했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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