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신문의 미래를 아십니까

방은주

 신문은 참 묘한 놈입니다. 일시에 분노케 만들고 또 웃게 만듭니다. 강도·살인 등 험악한 기사를 읽을 때는 “세상이 어디로 가려고…” 하며 혀를 찹니다. 하지만 훈훈한 미담 기사를 읽을 때는 “역시 세상은 살만한 거야…” 하며 미소를 짓습니다.

 온갖 역경을 이겨낸, 특히 죽음과도 같은 고통을 이겨낸 사람들, 나지막하면서도 힘있게 내뱉는 이들의 한마디 말은 그야말로 ‘전율’을 느끼게 합니다.

 신문의 미래를 가늠하는 행사인 세계신문협회(WAN) 행사가 1일 막을 내렸습니다. 세계 최대의 신문 행사인 이 대회에는 전세계 100여개국에서 1300명이 넘는 언론인이 참여했습니다. 신문의 미래는 지난 몇 년 간 낙관보다 비관쪽에 가까웠습니다. 인터넷, 블로그 등 뉴미디어 출현으로 쇠퇴하리라는 거지요. 하지만 올해 행사에서는 낙관적 전망이 많았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수치들도 잇따라 발표됐고요.

 WAN에 따르면 신문 발행부수가 작년에 전년보다 2.1% 늘어났습니다. 발행 부수뿐 아닙니다. 광고, 매출액, 신문사 수 등 신문 관련 주요 수치가 모두 증가세였습니다. 인터넷 매체의 발달로 신문이 고전했을 거라는 예측을 여지없이 깬 거지요.

 행사에서 연사들은 하나같이 “뉴미디어 출현은 신문 산업에 위기임이 틀림없지만 기회이기도 하다”면서 신문의 변신을 주문했습니다. WAN 사무총장 티모시 볼딩은 아예 “인터넷은 신문 시장을 무력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너지효과를 불러와 신문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연사마다 세계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갖춘 한국을 거론하며 IT 발전과 미디어의 상관관계에 주목한 것도 흐뭇했습니다. ‘IT 강국 코리아’가 ‘언론 유엔총회’에서도 유감없이 실력을 인정받은 거지요.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유비쿼터스 시대에는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기자가 될 수는 없겠지요. 그래서 신문쟁이들이 있는 거고요. 독자 여러분은 신문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늘도 신문에서 인간의 희로애락을 보며 ‘살아갈 맛’을 느끼는 저는 신문의 미래에 대해 낙관하고 있습니다.

국제기획부·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