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통신그룹인 KT호의 선장은 누가 될까.’
오는 7일 KT 사장 공모가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벌써부터 업계는 KT 사장 후보에 대한 하마평을 쏟아내고 있다.
이용경 현 사장이 아직 재임에 대한 공식 견해를 피력하진 않았지만 업계와 관계에서는 이미 사장 후보군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한 상황이다.
현재 후보군으로 8∼10명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 남궁석 국회사무처장, 허운나 정보통신대학교(ICU) 총장, 임주환 ETRI 원장 등 외부 인사군이 자천 타천으로 거론되고 있고 남중수 KTF 사장, 김홍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사무총장, 최안용 전 KT 전무 등 KT 출신 주자들이 유력 주자군으로 분류돼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또 재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이 사장과 IT업계 1∼2인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들 인사는 하마평에 대해 세 가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응모할 의향을 솔직하게 밝히거나 소극적 부인으로 일관하는 형, 혹은 완강하게 손사래치는 형이다.
우선 김홍구 사무총장은 KT 사장 공모에 적극적으로 응할 뜻을 내비쳤다. 김 사무총장은 “KT 사장 공모에 정식으로 응모할 것”이라면서 “KT사장은 KT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하며, 응모시 이 같은 비전을 충분히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안용 전 전무도 완곡하긴 하지만 응모할 뜻을 보였다. 그는 “공식적인 절차가 나오기 전에 뭐라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므로 공고가 나오면 응모 여부를 밝히겠다”면서도 “지난 20년 동안 KT에 몸을 담았었고 KT 비전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확실하게 그려낼 수 있다”고 말해 사실상 응모할 뜻을 내비쳤다.
임주환 원장은 소극적인 답변을 내놨다. 임 원장은 “업계에서 하마평을 내놓고 있는 것처럼 딱히 나서 달라는 권유를 받은 적이 없다”면서도 “KT 사장은 IT를 아는 사람이 맡아야 하는 게 맞지만 아직까지 응모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소극적이긴 하지만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나설 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힌 셈이다.
남중수 사장은 직접적인 언급을 꺼렸다. 기자와의 접촉을 극도로 꺼려온 남 사장은 “KTF의 경영에 여념이 없어 아직 생각해 본 바 없다”면서 “시기가 되면 (KT 사장 응모) 여부에 의견을 내놓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이에 반해 허운나 총장은 아직은 응모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허 총장은 “나는 학교에 맞는 사람”이라면서 “아직은 관심이 없고 주어진 대학 총장 역할에 더욱 매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배순훈 전 장관은 “이용경 사장이 지금껏 잘해 왔고, 지금 상황에선 나 말고도 맡을 사람이 많다”며 “앞으로 KT 사장보다는 국가적으로 위기를 인식하고 혁신하는 데 기여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은 KT 사장에 뜻을 두지 않고 있다며 사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남궁석 사무처장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남궁 사무처장은 “지금 KT 사장이니 뭐니를 신경 쓸 때가 아니다”면서 “공모에 응할 생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외에도 송영한 KTH 사장이 잠룡으로 오르내리고 있으며, 자천 타천으로 IT업계 CEO인 K씨, 전 국가기관의 수장 자리를 역임한 J씨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들은 공모 이전에 이름 자체가 거론되는 것을 꺼리는 상황이다.
뭐니뭐니해도 이번 KT 사장 선출의 가장 큰 변수는 이용경 현 사장의 연임 의사 유무. 이에 따라 거론된 후보들의 행보가 180도 달라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의 한 원로는 “민영화 2기에 접어드는 KT 사장이라는 자리는 공기업 성격을 띤 민영기업이라는 점에서 청와대·정통부의 의중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면서 “KT 조직내부의 역학구도와 강성으로 평가받는 노조 등의 영향력도 만만치 않아 하마평에 오르지 않은 의외의 인사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