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신화를 창조한다](12)인디21 장재훈 이사

‘강호무림에서 게임무림으로’

 무협소설계에는 ‘좌백’이란 필명으로 이름 높은 장재훈(41) 작가가 무협 온라인게임이란 새로운 무협세계 구현에 나섰다.

 인디21의 무협 온라인게임 ‘구룡쟁패’에 콘텐츠담당 이사로 참여하게 된 것. 데뷔작 ‘대도오’를 시작으로 ‘비적유성탄’ 등 8편의 무협소설로 고정팬을 거느린 그가 온라인게임에 도전하게 된 것은 ‘종이’ 보다 ‘온라인’이라는 무대가 훨씬 더 무협표현의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무협으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는 것입니다. 소설도 해보고, 만화도 그려봤지만 요즘 세대의 키워드인 게임이란 무대는 밟아보지 못했습니다”

 ‘구룡쟁패’를 만난건 벌써 5년 전이다. 서양판타지 일색인 온라인게임에 칼날이 오가고, 대나무가 바람에 휩쓸리는 무협을 그리고 싶었던것도 이때다. 구성진 노래가 물위에 은비늘이 흘러가는 것 같은 게임 배경을 만들어보고 싶었던 것이다.

 “몬스터를 무조건 죽이고, 이용자간공격(PVP)이 난무하는 것은 진정한 무협 정신이 아닙니다. 상대를 죽이더라도 반드시 이유와 명분이 있어야합니다. 진정한 무협의 구현이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구룡쟁패’에는 ‘문파’와 ‘사제’ 관계라는 소속 개념을 넣었지요”

 그는 진정한 무협의 세계를 느끼기 위해 실제 무술도 연마했다. 팔괘장도 익혔고 일본 진검무술인 ‘거합도(이아이)’도 배웠다. “게임을 진정한 무협의 무대로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습니다. 중국 현지를 돌아다니며 무술 고수들의 증언과 회고담을 녹취했고, 반드시 필요한 배경은 사진을 찍어와 구현했습니다. 무당산과 화산 등 진짜 무협고수들의 활동 무대를 직접 취재해 생동감을 살렸습니다”

 그래서 ‘구룡쟁패’의 레벨업시스템에는 무협의 특징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기존 온라인이 ‘막노동’식 레벨업에 치중하고 있다면 ‘구룡쟁패’에선 ‘비무시스템’이 적용된다. 비무는 대련을 뜻한다. 이용자간, NPC(플레이하지 않는 보조캐릭터)와의 대련등 갖가지 조건의 비무를 통해 레벨이 올라간다.

 “지난 4월말 오픈베타 이후 ‘무당’, ‘마교’파의 도입에 대한 요구가 많았습니다. 조만간 업데이트를 통해 2개 문파가 추가되고, 종국에는 9개 문파가 세대결을 펼치는 진정한 ‘구룡’의 세계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무협소설에서 온라인게임으로 옮아온 그의 시도 자체가 원소스멀티유즈(OSMU)이 듯 그는 모든 작업을 여기에 맞추고 있다. 이미 홈페이지에서 무협소설 1편의 연재가 시작됐고, 완성본에 대한 출판계약도 맺어진 상태다.

 “펄럭거리는 장포, 궁장은 물론 하피(선녀복)의 움직임까지 화면에서 구현하고 싶습니다. 글자로 느꼈던 무협이 이용자들의 눈과 가슴으로 느껴지도록 만드는 것이 ‘구룡쟁패’의 목표입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