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꽃` 이대로 시드나

 ‘DVD 시장 꽃도 피우지 못하고 시드나’

 차세대 영상미디어로 각광을 받았던 DVD가 국내에서는 원인 모를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채 꽃도 피우기 전에 타 미디어에 시장을 내놓아야 할 정도로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지난해 국내 DVD시장 규모(제작·배급사 매출 기준)는 1000억원 정도. 미국과 일본 등의 경우 DVD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 시장은 최근 2∼3년간 매출 감소 또는 정체에 그치고 있다는 업계의 주장이다.

 지난 1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발표한 ‘세계 영화산업규모 및 현황 연구’에 따르면 한국 영화 산업 규모는 전세계에서 여덟 번째에 속하지만 DVD시장은 세계적인 증가 추세와 달리 유일하게 감소했다.

 때문에 미국과 일본의 DVD매출이 영화 매출의 2.6∼3배 규모인 것에 비해 한국은 아직 영화와 비슷한 규모를 보이고 있다. 결국 DVD판매로 인한 수익을 영화시장에 재투자하는 선순환구조의 가치사슬이 못 만들어지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DVD시장의 침체요인을 인터넷과 휴대폰 등 경쟁 엔터테인먼트기기의 유행을 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DVD제조 및 배급사인 KD미디어의 표순철 영업팀장은 “타 엔터테인먼트의 활황으로 소비자들이 장시간 시청을 요하는 DVD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초고속 인터넷과 P2P서비스의 활성화로 인한 불법복제 및 다운로드가 DVD시장의 침체를 부채질하고 있는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영상협회에 따르면 불법 디빅스(DivX)의 다운로드로 인한 영화산업의 손실액은 2003년 약 300억원에서 2004년 약 500억원으로 늘었으며 적발된 불법영상물도 10만560건에서 20만4323건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지적에 따라 영화진흥위원회는 DVD시장의 정확한 규모와 산업구조, 문제점 등을 파악, 부가시장 활성화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한 ‘영화산업 부가시장 활성화 방안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영진위는 △영화산업 부가시장의 환경 및 산업규모와 현황 △부가시장의 생태분석 및 성장 한계 요인 △해외 영화산업 부가시장의 현황 및 부가 분석 등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11월경 영화 산업 부가시장 활성화를 위한 마스터플랜 및 DVD시장에 대한 정책을 제안할 예정이어서 결과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