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이 좋고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을 중심으로 ‘미니 닷컴’ 열풍이 불고 있다고 CNN머니가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증권가에선 90년대 중반 IT버블 당시 실적이나 재무구조에 상관없이 인터넷 기업이면 무조건 주가가 상승하던 것과는 대비된다는 의미에서 이들 기업을 ‘미니 닷컴’으로 부르고 있다.
CNN머니는 “IPO 이후 주가가 3배 가까이 뛰어오른 구글과 야후·e베이 등 우량 인터넷 기업들의 활약이 투자자들에게 90년대 중반 닷컴 열풍을 상기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터넷 빅3로 불리는 아마존·e베이·야후는 과거 버블 붕괴의 후유증을 딪고 증시의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 닷컴붕괴 이후 5.51달러까지 떨어졌던 아마존의 경우, 현재 35달러선을 회복했다. e베이주가도 37달러선으로 닷컴 버블기 최고치인 59달러대에 근접하고 있다. 야후는 최고가인 125달러에는 크게 미치지못하지만 4달러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37.45달러까지 회복됐다.
아직도 닷컴기업의 성장성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시선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현 상황은 에그헤드닷컴, e토이스, 퍼니처닷컴 등 검증받지 않은 기업이 인터넷의 ‘영웅’으로 추앙받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스탠다드&푸어스의 스코트 케슬러 애널리스트는 “90년대말 닷컴버블 시절과 비교하기에는 환경이 영 딴판”이라며 “모든 인터넷 주식이 잘나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승승장구하고 있는 대부분 인터넷 기업들은 버블 붕괴 이후 살아남은 ‘생존자’들이며 이런 회사들은 수익성을 이미 검증을 받았으며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 기업의 현금 보유액은 이를 잘 설명해준다. e베이는 20억달러 정도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구글과 야후도 각각 25억달러, 30억달러의 현금을 보유중이다.
이들 기업의 투자 마케팅 형태도 이전과는 다르다. 단적인 예가 수퍼볼 광고다. 미니닷컴 열풍을 주도하는 인터넷 기업들은 마케팅 비용에 매우 조심스런 입장이다. 올해 슈퍼볼 경기에 광고를 집행한 인터넷 기업들은 단 3개에 불과했다. 지난 2000년에는 슈퍼볼 기간중 17개 인터넷 업체들이 엄청난 광고비 지출을 감내하면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다.
IPO 관련 시장 조사업체인 커런트 오퍼링스의 설립자인 톰 타울리는 “버블 붕괴 과정을 거치면서 재무적으로 탄탄한 회사들이 출현했다”며 “수익성과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에 투자가 몰리는 현상이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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