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G 월드 리포트]통신사업자들 합병으로 기업 부담은 더 늘어나

올초 통신 업계 ‘쓰나미’로 불리며 미국 시장을 강타했던 두 건의 M&A가 소비자들에게는 비용 증가 등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월 발표된 SBC와 AT&T, 버라이즌과 MCI의 합병으로 소비자들이 약 15%의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한다는 게 소규모 전화 사업자들의 주장이다. 이들 두건의 M&A로 AT&T와 MCI는 통신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SBC와 버라이즌이라는 양대 거대 사업자만이 살아남게 됐다. 이는 통신 서비스의 독과점이나 담합으로까지 발전해 결국 소비자들만 비용 증가라는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전 FCC 경제전문가 사이먼 윌키는 “이번 두개의 합병건을 통해 통신 도매 시장에서 AT&T와 MCI가 사라짐으로써 소비자들은 통신 가격 상승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규모 사업자 단체와 소비자 단체들도 이들의 합병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통신 사업자 그룹인 ACTel과 지역전화 사업자 등 각종 통신 관련 단체들이 연방통신위원회(FCC)와 법무부(DOJ)에 이들 두개 사업자의 합병 승인을 거절할 것을 요청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소비자연합(Consumer Federation of America), 소비자연맹(Comsumer Union) 등도 FCC에 이들 합병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을 내놓았다.

5월에는 통신사용자 특별위원회(Ad Hoc Telecommunications Users Committee)가 SBC와 버라이즌이 가격 제한에 동의하지 않으면 이들 합병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에는 19개 거대 미국 기업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버라이즌, MCI, AT&T 등은 소비자 단체들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버라이즌과 MCI는 공동 성명에서 “이번 건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으며 흥미롭다”며 “그들의 주장은 20년이나 묵은 낡은 것”이라고 일축했다. 양사는 또 “이번 합병은 변화하는 시장에서 효율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며 누구도 이 새로운 시장을 ‘제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윌키는 이에 대해 통신 사업자들이 투자한 네트워크 시설 부분에 대해 지적했다. 윌키는 “MCI와 AT&T는 미국의 여러 도시에 네트워크 설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MCI와 AT&T는 20년에 걸쳐 미국 도시 사무용 빌딩의 약 10%에 네트워크 설비를 구축했다. 이는 수십억달러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로 다른 어느 사업자도 이를 뛰어넘지 못했다.

법무부와 FCC는 합병에 반대하는 여론이 거세지자 SBC와 버라이즌에 합병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네트워크 관련 사업부문 매각을 요구할 수 있다는 등 몇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CompTel/ALTS의 얼 컴스탁 사장은 “이들 거대 통신 사업자간의 합병에 대한 부정적 요소를 없앨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좋은 방법은 이를 최종 승인하지 않는 것이다. 심지어 자회사 매각이나 기업 분할 등이 이뤄지더라도 소규모 지역전화 사업자들에게 버라이즌이나 SBC등은 분명 힘든 경쟁상대다”라고 말했다.

정리=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원문:www.itworld.co.kr(‘IT Global News’)